벼랑 끝 넥센, 역대 3번째 리버스 스윕에 도전할 수 있을까?

입력 2018-10-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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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SK 와이번스 박종훈(왼쪽)과 ‘옆구리 투수’ 넥센 히어로즈 한현희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격돌한다. 먼저 2승을 챙긴 SK는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다. 한현희는 자신의 손으로 시리즈를 연장시켜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스포츠동아DB

1986년 시작된 KBO리그 가을잔치 플레이오프(PO)가 5전3선승 시리즈로 열린 것은 지난해까지 총 28차례였다. 이 중 1~2차전에서 패한 팀이 3연승 뒤심을 발휘하며 ‘리버스 스윕’을 연출, 한국시리즈(KS)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단 두 차례뿐이었다.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PS)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넥센 히어로즈는 이제 이 작은 확률에 도전하게 됐다.

넥센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 PS 2차전에서 김강민, 이재원, 최정 등 SK의 홈런포 2방에 무너지며 1-5로 패했다.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해커를 각각 선발 투입한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넥센의 운명이 걸려있는 3차전(30일 고척 스카이돔) 승부의 키 플레이어는 넥센 우완 강속구 투수 안우진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3차전 선발 투수로 우완 사이드 암 한현희를 투입할 예정이다. 3차전은 SK행복드림 구장과 비교해 홈런 확률이 뚝 떨어지는 고척돔에서 열린다. 그러나 PO 1~2차전에서 SK 타자들이 좋은 타격 감을 보여준 만큼 SK타선의 홈런을 어떻게 봉쇄할 것이냐가 넥센 입장에서의 승부 포인트다.

준PO에서 눈부신 호투를 보여준 안우진은 27일 1차전에서 공 24개를 던졌다. 장정석 감독은 2차전에서 안우진을 아꼈다. 이보근과 김승수 두 불펜 핵심 전력도 투입하지 않았다. 29일 하루 휴식까지 더해져 불펜 필승조 투수들을 2일간 충분한 재충전 후에 3차전에 투입 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이 고척돔 경기에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전략 자산이다. 1~2차전에서 부진했던 박병호와 김하성이 얼마나 빨리 타격 컨디션을 되찾느냐도 3차전에서 넥센이 반전 분위기를 만드느냐, 아니면 시즌을 마감하느냐의 중요한 열쇠다.

SK는 홈에서 2승을 거둔 만큼 3차전에서 시리즈를 빨리 끝낼 찬스를 잡았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은 11월 4일 예정되어 있다. 30일 PO가 끝난다면 31일~11월 3일까지 4일간 선발투수 전력을 재정비하고 두산 베어스와 만날 수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3차전에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2차전에서 아낀 앙헬 산체스가 리드를 잡으면 경기 후반 투입될 전망이다. 산체스의 불펜 변신은 SK의 PS 핵심 전략 중 하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이 본업이었던 산체스는 상황에 따라 긴 이닝도 투구할 수 있다. 이 부분 역시 SK가 시리즈를 3차전에서 끝낼 경우 충분히 휴식을 취한 선발 김광현+불펜 산체스 조합으로 KS 1차전에서 두산 타선을 상대할 수 있게 된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PO에서 2패 뒤 3승을 기록한 팀은 1996년 현대가 처음이었다. 이후 2009년 SK가 두 번째였다. 넥센의 전신 현대와 SK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SK는 3승무패로 PO를 통과해 KS에 진출한 기억도 갖고 있다. 2003년 조범현 전 감독이 KIA 타이거즈를 PO에서 3승 무패로 꺾었었다. 그해 SK가 KS에서 현대와 7차전 명승부를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PO에서 3승무패 시리즈는 2003년을 포함해 총 7차례 있었다.

인천|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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