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가을 본능 SK 김강민, “오직 한국시리즈 생각뿐”

입력 2018-10-2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와이번스 김강민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 1점 아치를 폭발하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연속포로 가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는 “원 없이 돌린 덕분에 큰 비거리의 홈런이 나왔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동료들의 미친 활약을 봐 왔는데, 이번에는 내가 미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5회 2사 후 솔로포를 때려낸 뒤 포효하고 있는 김강민.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와이번스가 무서운 가을야구 본능을 뽐내고 있다. 베테랑 김강민(36)이 그 중심에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김강민은 막중한 임무를 받았다. 페넌트레이스 내내 리드오프로 뜨거운 활약을 펼친 노수광의 공백(손가락 부상)을 채우는 일이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과거 ‘SK 왕조’ 시절 김강민의 풍부한 포스트시즌(PS) 경험을 믿었다. “김강민이 (노수광이 빠진 시즌 막바지) 1번타순에서 잘 해줬다. (6월 중순) 1군에 올라온 뒤 스윙을 짧게 가져가는 모습”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 믿음에 보답하듯 “최대한 베이스를 채우고, 어떤 방법으로든 득점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던 김강민은 혼자 북도 치고, 장구마저 쳤다.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동점과 역전 적시타를 모조리 쳐냈다. 0-1로 끌려가던 3회 2사 3루 땐 좌익수 왼쪽에 안타를 뽑았고, 1-1로 맞선 5회엔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는 결승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PO 2연속경기 홈런 행진이었다.

‘짐승’이란 별명에 걸맞은 괴력이었다. 2차전 결승포는 올 자신의 페넌트레이스 최장 홈런 비거리인 130m를 훌쩍 넘긴 135m대형 아치였다. 김강민의 결승포로 탄력을 받은 SK는 6회와 7회, 이재원과 최정이 연달아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최종 5-1 승리를 거뒀다. 2승을 먼저 선취해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는 이제 단 1승이 남았다.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반 1군에서 함께 뛰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냈고, 이틀 연속 홈런으로 넥센의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차례로 무너트리는 데 앞장섰다. 27일 PO 1차전에선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에게 2점홈런, 2차전서는 에릭 해커에게 솔로홈런을 빼앗아 상대 선발진을 흔들었다. “(노)수광이는 수광이의 스타일이, 나는 나의 스타일이 있다”고 자신하던 김강민은 베테랑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후배들에게 “즐기면 된다”고 조언하던 김강민은 직접 후배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다. 공수 맹활약으로 안방에서 1·2차전 연승을 이끌며 이후 가을무대를 이어갈 후배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2차전 연속 벤치 클리어링으로 분위기가 흐트러질 때마다 “동요하지 말라”며 동생들을 다독인 것도 김강민을 비롯한 고참들의 몫이었다. 28일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데일리 MVP에 오른 행운은 후배들에게 ‘이것이 가을야구’라는 모범을 보인 데 따른 작은 보상이었다. 이제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8년만의 KS 우승이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겠다”던 김강민은 직접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가을비가 짓궂게 내리던 PO 2차전. 김강민은 특유의 아드레날린을 내뿜어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