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살인사건’ 류혁 지청장, ‘뉴스쇼’서 “상해 아닌 살인”

입력 2018-11-02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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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살인사건’ 류혁 지청장, ‘뉴스쇼’서 “상해 아닌 살인”

이른바 ‘거제 살인사건’을 직접 수사한 창원지검 통영지청의 류혁 지청장이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늘(2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류 지청장은 ““CCTV를 확인해 보고 전체적으로 30분간에 걸쳐서 항거할 능력조차 되지 않는 아주 연약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해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좀 더 보강 수사를 해서 살인죄로 구속 기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거제 살인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4일 새벽 2시 30분경 경남 거제시 한 크루즈 선착장 인근 길가에서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이 건장한 체격의 20대 청년박씨에게 구타당해서 사망한 것. 여성이 의식을 잃고도 폭행은 30분가량 지속됐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여성을 끌고 다니면서 폭행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의 하의가 벗겨지기도 했다.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 였다.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폭행 5시간 30분 만에 뇌출혈과 다발성 골절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박씨는 체포된 후 “술에 취해 있었다”며 취중 범죄를 주장했다.

이에 류 지청장은 “본인은 취중 범죄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춰보면 충분히 사리 분별이 가능한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 상해치사 혐의로 넘겼었다. 범행 당시 박씨가 술에 취해 폭행을 저지른 것 뿐 살인 의도는 없었다는 것. 이에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하는 글도 이어졌다.

류 지청장은 “상해 치사의 경우에는 상해로 인해서 사람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고, 살인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사람을 죽일 의도 또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폭행을 해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살인죄로 의율(적용)을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저희는 이 경우에 30분간에 걸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한 점, 피해자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던 점,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서 이런 약자에 대한 범죄를 엄벌할 필요성도 있고 원래 이 행위 자체가 살인죄에 더 적합한 행위라고 보아서 살인죄로 의율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형의 차이에 대해 “법원에서 법정형과 선고형이 모두 다르다. 상해치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징역 7년, 중한 범죄의 경우에도 10년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살인죄의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법정형이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차이가 난다. 그리고 죄명 자체에서 느끼는 중함이라고 해야 될지. 그리고 이런 행위에 대한 적절한 법률적 판단은 저희가 보기에는 살인이 맞다고 생각을 해서 살인죄로 의율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또 류 지청장은 술에 취했다고 계쏙 주장하면 주취 감형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판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그런 식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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