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매직, 두산까지 KS1차전에서 격파

입력 2018-11-04 18: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렸다. SK가 두산에 7-3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외국인 사령탑은 KBO 특유의 계단식 포스트시즌(PS)에 약하다는 편견을 파괴한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전력의 열세를 뒤집고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승리했다.

SK(2위)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페넌트레이스 1위 두산 베어스와의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PS) KS 1차전에서 1회 한동민의 선제 2점 홈런(역대 25번째 PS 연타석 홈런), 6회 박정권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그리고 전략적인 마운드 운용이 더해지며 7-3으로 승리했다.

힐만 감독은 단기전을 페넌트레이스처럼 치렀던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는 전혀 다른 세밀한 야구로 올해 PS를 치르고 있다.

KS 1차전에서도 1-2로 추격을 허용한 3회말 2사 1·3루 수비 때 3루수가 유격수 위치로 이동하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펼치기도 했다. 3루 주자가 큰 폭으로 리드를 해 득점 확률을 높여도 그라운드 볼로 타자를 잡아 아웃시킬 수 있는 확률을 더 높인 과감한 선택이었다. 힐만 감독은 또 선발 박종훈을 4.1이닝 만에 교체하고 5회 대량실점 위기를 불펜 키 플레이어 앙헬 산체스로 극복한 뒤 김태훈에게 7~8회를 책임지게 하며 두산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는데 성공했다. SK타선은 7회 희생번트 작전으로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9회 상대 실책과 박정권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2점을 더 보태며 두산 불펜을 무너트렸다. 지난해까지 35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것은 무려 25회에 달한다.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난 1982년을 제외한 우승 확률은 73.5%로 매우 높다.

이제 막 시리즈가 시작됐지만 만약 힐만 감독이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두산을 제치고 극적인 KS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제패하는 감독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힐만 감독은 2006년 일본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의 44년만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최종 5차전까지 총력전을 펼쳐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KS 3차전 이후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다. 그만큼 1차전 승리가 값지다.
그러나 1차전이 언제나 우승 보증수표는 아니다. 지난해 두산은 KIA 타이거즈와 KS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연이어 4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2015년 두산은 역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KS에서 1차전 때 패했지만 4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두산과 SK가 2년 연속 KS에서 만났던 2007~2008년은 모두 1차전에서 패한 SK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