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거나 반갑거나…4차전 미룬 겨울비, 누구에게 웃을까

입력 2018-11-08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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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인천지역에 오전부터 비가 내려 한대화 경기 감독관(오른쪽 두 번째)이 양 팀 관계자를 불러 우천 취소를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 트로피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변수가 발생했다.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KS 4차전이 우천 연기됐다.

인천지역에 7일 밤 늦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8일 오전 들어 더욱 거세졌다. 구장 관리팀에서 일찌감치 방수포를 깔았지만 역부족이었다. KBO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른 시점에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규정상으로는 경기 개시 3시간 전부터 가능하다”며 기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오후 4시에 우천 취소가 공식 발표됐다.

겉으로는 양 팀 모두에게 반가운 비다. 두산은 9일 4차전 선발로 조쉬 린드블럼을 예고했다. 당초 4선발 이영하 카드를 꺼냈지만, 1차전 선발등판했던 린드블럼의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해지자 바로 교체했다. 거기에 차갑게 식은 팀 분위기를 한 번 더 다잡고 갈 기회도 얻었다. 앞선 3차전까지 정규시즌 1위팀의 면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옆구리 통증으로 빠진 김재환을 감안해도 하루 휴식은 나쁘지 않다. 김재환은 8일 구단지정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고 우측 옆구리 외복사근 손상이 발견됐다. 주사나 수술대신 자연 치유가 필요한 상황으로 경기 당일 통증이 잦아들 경우 출장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쉽지는 않겠지만 (9일) 경기 전 체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SK에게도 나쁘지 않은 비다. SK는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5차전까지 내내 혈투를 치렀다. 투수와 야수 모두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식만 놓고 보면 8일 내린 비는 단비다.

투수진이 특히 수혜를 볼 전망이다. 우선 PO 5차전 선발등판했던 김광현이 하루 휴식을 더 받았다. 6일 휴식 후 등판이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정규시즌 내내 철저한 관리 속에 등판했다. 6일 휴식이 낯설지 않은 김광현이다. 상대 외인 원투펀치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가 구장이 크지 않은 인천에서 던진다는 것도 반가운 대목이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날씨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쉽지도, 좋지도 않다”며 “선발 김광현을 비롯해 의존도가 높은 불펜 김태훈의 3차전 투구수가 많았다는 점에서는 반갑다”고 밝혔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우천연기는 4차전 승리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결과론이다”라며 “당초 선발로 예고했던 이영하는 향후 불펜으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트시즌(PS) 우천연기는 8일이 18번째다. 최근 기록은 지난해 10월 12일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준PO 4차전이었다. KS로 범위를 좁히면 여덟 번째로, 2012년 삼성 라이온즈와 SK의 3차전 이후 6년 만의 연기다. 비는 두산과 SK,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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