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은 올 시즌에 128경기를 책임지며 든든하게 안방을 지켰다. 정규시즌 3위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는 “1년 반짝했다고 주전은 아니다”며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위닝 캐처’의 역할
-팀을 이기게 하는 포수란.
-한화 투수들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그게 많이 힘들었다.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는 알지만, 궤적의 차이가 있기에 공부를 해야 했다. 일부러 영상을 많이 봤다. 합류하자마자 경기에 나갈 줄은 몰랐다. 고민이 많았는데, 영상을 보며 투수를 알아가는 시간을 단축했다. 밤을 샌 적도 있다. 어떤 공을 던지고, 장점과 결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언제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나.
-선배와 후배 투수들을 리드할 때 차이가 있을 듯하다.
“선배들은 나보다 더 경험이 많다. 그러다 보니 주로 따르는 편이다.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선 때론 투수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데, 나를 믿고 따라가는 투수들이 많더라. 선배들에게도 화를 낸 적이 있는데, 오히려 ‘그렇게 해 달라’고 하시더라. (정)우람이 형도 ‘왜 다른 투수들은 혼내면서 나는 안 혼내냐’고 해서 ‘내년에는 혼내겠다’고 하니 고맙다고 하더라. 그만큼 편안하게 다가와 주신다. 어린 투수들에게는 다르다. 강하게 얘기할 때도 있지만, ‘너희가 좋은 공을 던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팀이 이기는 것은 투수들 덕분이고 못하는 것은 포수 탓’이라고 말해준다.”
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나는 멘탈이 약한 포수였다”
-후반기의 리드는 전반기 때와 어떻게 달랐나.
-주전포수라는 의식이 확실해지지 않았나.
-포수에게 필요한 성격은.
“나는 착하고 순한 성격이다. 그러다 보니 코치님들께서 ‘독해지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포수가 너무 착하면 투수들이 어떻게 나를 믿고 던지겠나. 독해져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강인권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원래 나는 멘탈(정신력)이 약한 포수였다. 주변의 말에 신경을 많이 썼고, 순진했다. 그때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잘할 때도 ‘여기서 멈추지 말라’고 하셨다. 강 코치님이 안 계셨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야구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본다. 코치님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