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강민국 음주운전 은폐가 만든 병역혜택…또 다른 논란 예고

입력 2018-1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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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민국은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직후인 2014년 1월 음주운전이 적발됐고, 그해 3월 면허취소 및 벌금형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NC는 KBO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강민국은 2017~2018시즌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다. 상무 지원과정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은폐된 덕분이었다.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는 소속 선수였던 강민국(26·현 KT 위즈)의 2014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하지 않았다. 강민국은 그 덕에 2016년 말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일반병으로 복무하는 대신 야구를 하면서 군 생활을 하는 사실상의 ‘병역혜택’을 누렸다.

강민국은 NC의 1차 지명자다. 구단이 금지옥엽 키운 유망주다. 1차 지명자의 군 입대는 구단의 중장기 플랜 중 하나다. 음주운전 사실을 숨겨 상무 입대 혜택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NC는 이에 대해 “KBO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다. 안일하게 판단했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도 병역 문제까지 고려한 조직적 은폐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NC가 저지른 일탈행위를 떠올리면 의도적 은폐에 대한 의구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 은폐가 만든 ‘병역혜택’

원칙적으로 형사처벌자도 상무 입대가 가능하다. 상무 모집요강에 이에 대한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지원 절차에서 사실상 배제돼왔다. 지난해까지 종목별 협회 또는 연맹이 발행하는 추천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야구의 경우 구단이 내부적으로 상무 지원자를 추려 KBO에 추천서 발행을 요청하면, KBO는 내부 기준에 따라 수락 여부를 판단했다. 다만 흠결이 있는 선수에게 일종의 특혜인 상무 입대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해당 선수를 보유한 구단들은 자연스럽게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22일 “추천서 작성 규정에 ‘음주운전 등 형사처벌 전력자 배제’에 대한 내용은 없다. 다만 그런 선수들은 구단 차원에서 추천서 요청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NC는 KBO에 강민국의 추천서를 요구하면서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만일 NC가 그 때라도 그 사실을 신고했다면 KBO의 추천서 발급이 어려웠을 것이다. 설령 추천서가 발급됐더라도 상무의 서류 또는 면접 전형을 통과하기는 힘들었다.

김지완(왼쪽). 스포츠동아DB


● 공개가 만든 적절한 죗값

프로농구에는 180도 다른 선례가 있다. 2017년 김지완(당시 전자랜드)이다. 김지완은 지난해 4월 9일 음주 상태로 상가건물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면허취소와 벌금 300만원 제재를 내렸다. 한국농구연맹(KBL)의 징계도 이어졌다. KBL은 20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사회봉사활동 120시간 이행 징계를 내렸다.

이보다 더 큰 ‘사회적 징계’는 상무 농구단 입단 불발이었다. 당시 군 미필이었던 김지완은 상무에 입대 신청서를 내놓은 상황이었다. 2016~2017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던 김지완의 상무 입단은 농구계에서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전과가 생겼다. KBL의 신청서가 발급될 리 없었다. 김지완은 현역으로 복무 중이다. 적확한 절차 아래 본인의 죗값을 치렀고, 치르고 있다.


● 병역혜택, 깨끗한 선수에게 돌아가야


2018년 프로스포츠의 최대 화두는 ‘병역특례’였다. 과연 운동선수가 국위선양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여기에 경찰청이 의경 감축 방침을 밝혔고, 경찰 야구단과 축구단은 존폐 기로에 놓여있다.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누릴 기관은 이제 상무가 유일하다. 물론 현역병 복무 후에도 제 기량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지만 꾸준히 몸을 관리하며 실전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상무는 선수들의 선호도가 높다.

일부 선택받은 운동선수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범죄 이력이 있는 이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특히 그 이력을 선수 또는 구단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NC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지면서 KBO와 국군체육부대의 선수선발제도에 대한 개선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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