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크리스마스에 훈련하겠습니다.”
2018기장국제야구대축제(11월 19일~12월 2일) 폐막을 하루 앞둔 1일 부산시 기장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이들은 오전에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내 공원구장에서 리틀·초등학교 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꿈의 야구 교실, 베이스볼 스킬 캠프’를 열어 자신의 노하우를 전한 뒤 오후에는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 마련된 ‘드림텐트’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소통했다.
이민호는 “어린이들과 스킬캠프에서 참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면서 “올해는 팀도, 나도 반성을 많이 한 시즌이었다. 내년에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롭게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아 시즌 종료 후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박민우는 “다른 분들과 달리 군사훈련을 짧게 받아 쑥스럽지만, 나름의 책임감을 느낀다. 내년 시즌 새 구장에서 시즌을 치르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롤모델로 팀 선배인 이대호를 꼽은 한동희는 “아직까지, 야구 외적이나 내적으로 봤을 때 이대호 선배님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면서 “신인상을 탄 동기 강백호(KT 위즈)를 보면서 부럽기도 했는데, 올해 좋지 않았던 것을 보완해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역전 결승타를 때렸던 김규민은 당시 결승타의 의미를 묻자, “와~ 대박”이라고 ‘짧고 굵게’ 설명한 뒤 “(내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잡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내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개그우먼 박은영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가 터진 것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하고 보낼 계획이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답할 때였다. 이민호와 한동희, 김규민이 약속이나 한 듯 “지난해처럼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쉴 것”이라고 다소 밋밋한(?) 답을 한 것과 달리, 박민우는 나름 비장(?)한 표정으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해서는 똑같은 선수밖에 될 수 없다. 남들 쉴 때 운동해야 한다. 나는 올해 성탄절에 훈련을 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옆에 있던 김규민이 “사실 내가 크리스마스에 운동 계획이 있었는데, 민우가 ‘네가 무슨 운동이냐’고 하길래 나는 그냥 집에서 쉬겠다고 답했다. 민우가 저렇게 말할 줄 몰랐다”고 뒤늦게 폭로(?)하면서 행사장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박민우가 재차 “스케줄은 언제나 바뀌게 마련이지만, 운동할 계획”이라고 재차 너스레를 떨면서 행사장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민우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팬들과 한 약속처럼, 실제로 훈련을 할까? 결과야 지켜봐야겠지만, 네 선수와 팬들의 토크콘서트는 즐거움과 유쾌함이 넘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기장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