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리그1 감독상’ 최강희…마지막까지 K리그를 걱정하다

입력 2018-12-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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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8’ 시상식이 열렸다. K리그 1 감독상을 수상한 전북 최강희 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8시즌 K리그1 최고의 사령탑은 전북 현대 최강희(59) 감독이 됐다.

최 감독은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8’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각 구단 감독과 주장, 미디어 투표를 종합 집계한 결과 최 감독은 환산점수 41.93점(100점 만점)을 획득해 승격 팀으로 정규리그 2위까지 진출시킨 경남FC 김종부(53) 감독(36.76점)을 따돌렸다.

전북 벤치를 지킨 올해까지 6차례 수상의 영광을 누린 최 감독은 “1년 내내 헌신한 우리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어느 곳이든 전북을 응원한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며 “정든 K리그 생활을 마치게 됐지만 K리그의 발전을 항상 기원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05년 여름부터 질긴 인연을 맺은 전북과 최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위대하고 당당한 동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시즌부터 톈진 취안젠(중국) 지휘봉을 잡는다. 최 감독이 곧 전북의 역사였다. 전북은 최 감독의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족적이 깊다. 임기 동안 전북은 9개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전북은 K리그 6회(2009·2011·2014·2015·2017·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회(2006·2016), FA컵 1회(2005) 정상에 섰다.

지난 2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전북 현대와 경남 FC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 로페즈의 선제골이 터지자 선수들이 모여 중국으로 떠나는 전북 최강희 감독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전북은 최 감독에게 최고의 예우를 했다. 전날(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경남과의 K리그1 정규리그 최종전(38라운드·1-1 무승부)을 ‘최강희 스페셜’로 꾸몄다. 입장권에 최 감독의 얼굴을 새겼고, 제자들은 전반전 득점 직후 벤치로 달려와 스승에 큰절을 올려 감사를 전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는 다양한 세리머니로 최 감독의 앞날을 축복했다.

그러나 최 감독의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위축되고, 축소되는 K리그 현실과 미래를 걱정했다. 전북이 2위를 7경기 차(21점)로 따돌린 올해에도 독주는 계속됐다. 울산 현대만 어렵게 버텨줄 뿐, 수원 삼성~FC서울 등은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렸다.

이전에도 틈날 때마다 반복한 이야기를 최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도 다시 한 번 던졌다. “K리그가 수년째 추락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전통의 구단들은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분간 듣기 어려울, 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을 최 감독의 따끔한 조언을 되새기지 않으면 K리그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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