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GP파이널 동메달, 남자피겨 새 역사 썼다

입력 2018-12-09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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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맨 오른쪽). 사진제공|국제빙상연맹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스타 차준환(17·휘문고)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차준환은 8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밴쿠버 선더버드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4.42점을 획득, 전날(7일) 쇼트프로그램의 89.07점을 더한 총점 263.49점으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7일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시점에서 4위였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1.58점, 예술점수(PCS) 83.84점, 감점 1점을 받아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며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리스케이팅과 총점 모두 지난 9월 ISU 챌린저시리즈 어텀클래식에서 기록한 종전 자신의 최고점인 169.22점, 259.78점을 모두 갈아 치운 결과다.

특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따낸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ISU 피겨 그랑프리파이널은 시니어 그랑프리 6개 대회 성적을 합산, 상위 6명이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한국 남자 싱글 최초로 이 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거머쥔 것이다.

6명의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사진제공|국제빙상연맹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기본점 9.50점)를 시도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회전수 부족으로 수행점수(GOE) 3.57점이 깎였다. 이후 과제 수행에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이후 쿼드러플 살코에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하게 소화했고,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 등의 복합 과제를 무난하게 수행하며 연기를 마쳤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체인지 풋 싯 스핀 등 회전 동작도 깔끔했다. 점수가 발표되자 차준환은 스승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시점에서 3위였던 미칼 브레지나(체코)에 0.14점 끌려갔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둘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브레지나는 차준환과 견줘 난이도가 낮은 프로그램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쿼드러플 살코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166.05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4위(총점 255.26점)로 밀렸다.

차준환은 “처음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해 메달까지 따게 돼 정말 기쁘다.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며 “남자피겨의 개척자라는 평가가 부담도 되지만,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은 시즌 부상 없이 더 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금메달은 총점 282.42점을 받은 네이선 첸(미국)이 차지했고, 우노 쇼마(일본)는 총점 275.10점으로 2위에 올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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