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쇼트트랙 김건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다. 출발 직후 최민정의 스케이트날에 문제가 생겼다. 코너를 돌 때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장비에 문제가 있다 보니 폭발적인 스피드와 코너링을 살리지 못했다. 작전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략이 중요한 1500m 종목의 특성상 1위 그룹으로 나서 스피드를 유지하는 것과 소위 ‘치고 빠지는’ 전략은 선수의 부담감부터 다르다. 대표팀 막내인 김건희에게는 그 상황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냈다. 6위로 첫 4바퀴를 달린 김건희는 결승선까지 두 바퀴를 남기고 1위로 올라서더니 끝까지 순위를 유지했다. 2분25초28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타고난 멘탈(정신력)과 재능을 모두 뽐낸 한판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웃코스를 공략한 장면은 그야말로 백미였다. 성장세가 가파른 에카테리나 에프레멘코바(러시아), 리진위(중국)를 모두 따돌렸다. 시니어대회 첫 개인전 우승으로 기쁨을 더했다.
김건희는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2018시즌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것을 교훈삼아 더욱 이를 악물었다”며 “엄청난 훈련량이 큰 도움이 됐다. 스타트를 잘 끊어 기분이 좋다. 이제는 자신감이 더 커졌다. 남은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