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프라’ 대구, 아시아를 향해…잘 대구 있어!

입력 2018-12-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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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것도 K리그를 넘어 아시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과도 같은 우승이다. 지난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울산현대를 2-1로 꺾고 원정 1차전 3-0 승리를 포함해 2전승으로 우승한 대구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1 시민구단 대구FC가 강렬한 역사를 썼다. 2002년 창단 이후 16년 만에 처음 FA컵 정상에 올랐다.

대구는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3-0 쾌승을 기록, 1·2차전 합계 5-1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이날 득점포를 가동한 대구의 브라질 공격수 세징야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상(5골)을 싹쓸이했고, 대구는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았다.

솔직히 대구를 둘러싼 축구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2016시즌 K리그2에서 승격한 대구는 특유의 팀워크와 끈끈한 조직력으로 확실한 경쟁력을 보였다.

올 시즌 전반기에 부진했던 대구는 정규리그 이후 진행된 스플릿 라운드에서 그룹B(7~12위)로 내려앉았으나 생존경쟁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보란 듯 흔들리지 않는 뚝심으로 온갖 역경과 위기를 이겨냈다.

대구 안드레 감독. 스포츠동아DB


FA컵은 대구에게 보너스 무대가 아닌, 기회의 장이었다. 내세울만한 스타 플레이어는 많지 않지만 선수단은 똘똘 뭉쳤다. 2014년부터 팀을 이끌어온 조광래 대표이사와 안드레(브라질) 감독은 제자들의 기운을 북돋아줬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대구는 최근 구단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대구(되고)있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계획대로 대구있어’ ‘잘 대구있어’ 등의 재미있는 문구로 팬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실제로 대구의 모든 계획은 착착 맞아 떨어졌다. FA컵 제패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직행의 기쁨을 맛봤다. 여기에 클럽하우스와 1만2000석 규모 축구전용경기장(가칭 포레스트 아레나)을 건립해 내년에 둥지를 옮긴다. 내실에 인프라까지 장착한 셈이다. 추억이 가득한 대구스타디움과의 이별은 아쉽지만 전용구장은 대구의 숙원사업이었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로 향하게 된 대구는 ACL 무대도 출전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조 대표는 새 시즌 구상에 여념이 없다. 선수단 리빌딩부터 업무가 산적하다. “모두가 고개를 저을 때 우리는 희망을 찾으려 했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ACL은 우리에게 거쳐 가는 무대가 아닌, 또 다른 목표를 향하는 기회”라며 조 대표는 밝은 내일을 그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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