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두산 허경민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베어스 허경민(28)에게 2018년은 본인 인생에 있어 결코 잊을 수 없는 한해다. 우선 야구인생이 정말 잘 풀렸다. 133경기에서 타율 0.324, 10홈런, 79타점, 85득점을 기록해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고, 2018시즌 3루수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오르며 국내 최고 3루수 반열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해이기도 하다. 지난 8일 많은 하객들의 축하 속에서 결혼을 하며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시즌 종료 후 여러 겹경사가 겹쳐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이 과정 속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도 여럿 생겼다.
허경민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멋지게 차려 입은 턱시도가 단숨에 현장에 참석한 팬들과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딱 맞아떨어지는 맞춤정장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허경민은 “8일이 결혼식이었는데, 사실 그때 입은 턱시도를 지금 그대로 꺼내 입고 왔다.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 좋은 일이 있었을 때의 옷을 다시 입었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매 년 3루수 골든글러브로 유력한 후보였지만 2017년까지 수상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 이에 대해 “올해는 정말 받고 싶다. 야구하면서 시상식에 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인데, 올해는 받게 되면 감회가 정말 새로울 것 같다”고 전했다.
허경민의 이런 바람은 그가 말한 ‘좋은 기운’과 합쳐져 현실이 됐다. 강력한 경쟁자인 SK 와이번스 최정(31)을 꺾고 2018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유효득표 349표 중 무려 210표를 받았다.
허경민은 수상 후 “골든글러브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는데, 현실이 됐다. 좋은 선수가 되기까지 도와주신 김태형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제가 이틀 전에 결혼을 했는데 이 자리에 아내가 왔다. 가정에서도 골든글러브를 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