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이만수의 선택’ 받은 김도환, 그리고 그가 말한 강민호

입력 2018-1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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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신인 김도환(오른쪽)이 지난 18일 열린 ‘제 2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서 이만수(가운데) 전 감독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만수 전 감독은 올해 ‘제 2회 이만수 포수상’의 주인공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유독 고민이 많았다. 아마추어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상인만큼 신중하게 수상자를 선정해야 했는데, 워낙 출중한 기량을 가진 선수 두 명이 마지막까지 큰 고민을 안긴 이유에서다.

신일고 김도환(18)과 제물포고 이병헌(18)은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전국대회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고교 수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수비력과 타격 능력을 선보여 공·수 멀티 포수 자원이라는 평가를 여러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받았다.


● ‘이만수 포수상’ 수상, “홈런보다 도루 저지가 좋아요”


이 감독의 최종 선택은 김도환이었다. 긴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 이유를 지난 18일 시상식에서 알 수 있었다. 김도환은 “홈런 한 개를 치는 것보다 도루 저지를 하는 게 개인적으로 더 좋더라”라는 말을 남겼다. 만 20세가 되지 않은 나이지만 ‘포수 마스크’가 평생을 함께 할 선수라는 점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김도환은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이 포수로 가장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한 구단에서 프로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수많은 선배들을 거쳐 내려오는 삼성의 안방마님 바통을 김도환이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들이 높다. 아직까지는 미래를 봐야 하는 어린 선수이기에 프로무대에서 통할 지 안 통할 지를 계산하는 단계도 아니다. 더군다나 삼성에는 강력한 주전포수 강민호(33)까지 있다. 내년 시즌 1군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 ‘큰산’ 강민호, “배울 게 정말 많을 것”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에게 1년차 활약에 대한 포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오버’하지 않고, 잘 배우겠다”였다. 겸손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남다른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님께서 ‘20년 넘게 선수생활을 하라’라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를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오버 페이스’라고 하셨다. 나 역시 프로는 장기전이라 생각한다. 단번에 성과를 내기 보다는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천천히 올라가고 싶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 할 것을 하다보면 기회는 언젠가 올 것이라 본다.”

주전포수 강민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벌써부터 대단했다. 김도환은 “어려서부터 워낙 동경했던 선배다. 우리 팀에 계신 게 너무 좋다. 대표팀 경험도 많고, 리그에서도 최상위 단계에 있는 포수 아닌가”라며 “여쭤볼 게 정말 많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선수 김도환이 지난 18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열린 제 2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 STC에서 구슬땀, “전문적인 웨이트트레이닝 좋아”

삼성의 2019 신인선수 합류 시점은 2019년 1월 3일이다. 공식적인 팀 합류를 앞두고 비시즌 휴가를 즐길 만도 하지만, 김도환은 벌써부터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받는 프로 세계의 전문적인 훈련이 연일 즐겁다는 얘기가 이어졌다.

김도환은 “고등학교 때는 웨이트트레이닝이 그냥 몸 전체를 단련시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STC에서는 신체 부위별로 나눠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한다”며 “이후 캐치볼, 보강운동, 코어강화운동 등을 병행하는데 몸에 힘이 붙는 게 스스로 느껴질 정도다”고 설명했다.

함께 STC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팀 선배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가장 공을 받고 싶은 선배는 누구냐고 묻자 곧바로 “장필준 선배”라는 답이 돌아왔다. “불펜 핵심 선수고, 워낙 빠른 공을 던지지 않나. STC에서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신다”며 “꼭 1군 무대에서 공을 받아보고 싶다”고 답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게 되는 대구생활에 대해서도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건 처음이다. 경산 숙소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데, 재밌을 것 같다”며 “예전부터 혼자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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