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은 왜, 이택근 형사고소 결심을 굳혔나

입력 2018-12-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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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넥센 문우람. 스포츠동아DB

전 넥센 히어로즈 선수 문우람이 2년 전 소속팀 선배 이택근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올랐다. KBO는 이 사건과 관련, 이택근에게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진실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우람이 이택근에 대한 형사고소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스포츠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사례는 많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현역 선수를 형사고소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터라 귀추가 주목된다. 문우람 측은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문우람은 지난 4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승부조작) 혐의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의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미 실형 1년을 선고받은 브로커 A와 가깝게 지낸 탓에 승부조작범으로 몰렸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태양과 함께한 기자회견도 사실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폭행사건 등의 다른 이슈가 더 커졌다.

일련의 사건은 알려진 대로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8일 목동 홈경기를 앞두고 두발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택근에게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맞았다. 이 충격으로 뇌진탕과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세를 호소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문우람의 기자회견문에 첨부한 병원 응급실 진료기록부를 통해 이 사실이 확인됐다.

문우람이 폭행을 당한 직접적인 이유는 ‘두발 불량’으로 알려졌다. ‘투블럭 스타일’로 머리를 자르고 출근한 문우람을 본 이택근이 “내일까지 삭발을 하고 오라”고 지시했다. “야구에 집중하면 그만이지 삭발까지 하느냐”는 주변 고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문우람이 다음날 머리를 자르지 않고 경기장에 나타나자 폭행이 이어졌다는 게 문우람측 주장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당시 문우람이 이 사건을 외부에 알리는 바람에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우람은 승부조작 혐의를 벗고 야구계에 복귀하길 원했다. 결백 입증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일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팩트가 왜곡되는 상황을 두고볼 수 없었다. 명예회복을 위해 폭력사건의 진실부터 밝히겠다는 의미다. 인권변호사도 이미 선임했다. KBO 고위관계자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형사고소를 하게 될 경우 상벌위 당시 진술과 다른 내용이 밝혀진다면 징계수위 등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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