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사주팔자로 풀어본 V리그 남자부 감독들의 새해운세

입력 2019-01-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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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스포츠동아DB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어른들은 이 때쯤 토정비결 책을 보거나 사주전문가를 찾아서 새해의 운세를 봤다. 이를 놓고 과학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미신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도 있지만 매사에 조심하라는 의미가 담긴 훌륭한 인생지침을 미리 듣는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매일 전쟁과 다름없는 치열한 승패의 세계에 사는 V리그 감독들은 운명의 칼날에서 외롭게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승패에 따라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을 오가다보니 의지할만한 무엇이 필요하다. 그 것은 징크스가 될 수도, 자신이 믿는 종교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이자 생각 그리고 어떤 다가올 어려움도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V리그 감독들의 새해운세는 어떨지 최제현 선생에게 물었다. 그는 제현음양연구소 대표로 서울경찰청 수사관 출신의 사주 명리학자다. 2006년부터 음양오행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최제현의 사주이야기’, ‘최제현의 과학사주’도 운영한다. 한동안 스포츠동아에서 운세를 연재했다. 그에게 감독들의 생년월일과 생시, 즉 사주팔자를 알려주고 새해 어떤 운이 찾아올지 물었다. 선입견을 피하려고 실명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가 풀어낸 새해운세를 보고 어떤 감독이 무슨 행운을 잡을지 추측해보시기 바란다.

대부분 감독들이 흥미를 가지며 흔쾌히 사주를 알려줬지만 예외도 있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새해운세를 보지 않았다.


●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바위 위의 화초 형상이다. 겉보기에는 약하고 부드러워 보이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버틴 생존력 최강의 기운을 지녔다.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나고 유연해 포기가 없는 기운의 사주다.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고 자기통제가 잘되어 성공을 담보하는 운세다. 겉으로는 까칠해 보이지만 실제 속마음은 따뜻하고 착하다. 2019년은 안정감과 약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척박한 바위에서 기름진 옥토가 만들어 진다. 바위 위의 화초가 드디어 기름진 토양에 뿌리를 내리는 격으로 상당히 운수가 좋다. 5~8월 사이가 그 기운이 가장 왕성하다. 목표달성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남자부 7개 구단 감독들 가운데 가장 우승에 근접해 보인다. 봄배구는 4월에 끝난다는 것이 변수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가운데). 사진제공|KOVO


●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두뇌가 발달한 영리하고 예민한 토끼의 형상이다. 꾀와 지략이 뛰어나고 순간적인 임기응변 능력이 발달해 책사 참모로는 최고로 꼽는 사주다. 다만 신경이 예민한데다 잘하던 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뒤바꾸는 성향이 단점이다. 이런 사주는 한 가지 일을 집중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목적달성이 가능하지만 항상 과유불급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땅 속에 보석이 많이 묻혀 있는 사주다. 2019년에는 하반기에 땅을 파헤쳐 보석을 꺼내는 형상이다. 봄부터 운세가 회복 될 전망이다. 그 예측대로라면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의 설욕을 노리는 최태웅 감독이 희망을 가져볼 만도 하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쓰러지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깊숙이 뿌리박은 소나무 형상.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운세다. 이런 사주의 주인공을 보면 싸움을 피하라는 사주격언도 있다. 청룡과 백호의 기질을 함께 가져 부자가 많고 성공신화를 쓰는 사람들에게 자주 보이는 운세다.

소나무 위로 태양이 떠 있고 기름진 옥토에 뿌리가 내려 완벽한 형상이지만 2019년은 잘 자란 소나무에게 일시적으로 병충해가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다. 뭔가 잘 될 것 같지만 지체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큰 욕심을 내지 말고 기존의 것들을 지키면서 현상유지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새해운세다.

폭풍우가 올 때는 잠시 출항을 멈추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수도 있다. 우리카드에게 창단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와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안기고 싶어 하는 감독에게 큰 욕심을 버리고 매사에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가운데). 사진제공|KOVO


●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남성적인 양(陽)의 강한 기운을 지닌 상남자 형상. 군인 경찰 검찰 등 무관(武官)이 잘 어울리는 사주다. 성향이나 기질적으로는 승부욕이 강하고 한번 싸우면 물러서지 않고 최후에 순간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모습이다. 이런 사주는 잔꾀보다는 정면승부를 선호한다. 대신 시작은 잘하지만 마무리가 약한 단점도 보인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항상 마무리 계획이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행동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2019년 건강이나 일로도 예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목표설정을 보수적으로 잡고 욕심을 버려야 무사히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새해운세는 예측했다. 삼성화재가 우승을 못한 지도 이제 5년째. 감독계약 마지막 해에 우승을 꿈꾸는 신진식 감독이 운명을 어떻게 개척해나갈지 궁금하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가운데). 스포츠동아DB


●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다소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까칠하고 까다로운 성향이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이미 만들어진 보석이 가까운 곳에 있다. 사랑하고 인정받을 때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가치도 만들어지는 날에 태어났다. 사주 전체로 보자면 성격적으로 사회적으로 흉(凶)이 길(吉)로 완화되는 모습이다.

2019년은 나쁘지 않은 운세다. 다만 목표설정을 너무 높게 하면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현실성 있는 계획과 목표설정이 유효해 보인다는 얘기다. 봄 배구를 위해 진땀을 흘리는 팀으로 봤을 때 아주 기뻐할만한 새해운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무난한 운세예측 속에서 어떤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는지 여부는 오롯이 김세진 감독이 하기 나름이다.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 스포츠동아DB


●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

물 기운이 전혀 없는 메마른 사막의 대평원 같은 운세. 생존환경으로만 보면 60간지(干支) 가운데 가장 척박한 환경이다. 다행히 사막 옆에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가 있다. 기본성품은 자기고집 추진력이 매우 강하고 원래는 매우 예민한 성격인데 주변에 물이 있어 상당히 완화되는 모습이다.

2019년은 사막에 오아시스가 한 개 더 생기는 형상이다. 최고의 운(運)이 들어와 새로운 시작과 역동적인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운세가 상승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해라고 운세는 내다봤다. 최하위에 허덕이는 팀의 성적으로 봤을 때는 의문점이 들지만 이번 시즌에 얻은 교훈을 자산으로 쌓아간다면 감독으로 롱런하고 내년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신인지명에서 소원성취 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최제현 선생은 사주를 인생의 일기예보와 같은 역할이라고 했다.

“내일 비가 온다는 정보를 알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아무리 흉운(凶運)이 들어왔다고 해도 미리 대비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운이 나쁘다고 실망할 필요도, 운이 좋다고 자만해서도 안 된다. 운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고 했다. 좋은 운세도 나쁜 운세도 각자가 노력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남자부 감독들이 어려움을 미리 대비하고 찾아오는 행운을 놓치지 않아서 남은 시즌도 잘 마쳐주기를 응원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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