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인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평가전이 펼쳐졌다. 사진은 벤투(왼쪽)-기성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전술적인 유연성과 멀티 포지셔닝
대표팀은 이날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4-4-2 혹은 4-2-3-1로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지난해 치른 6번의 평가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이는 황희찬(23·함부르크)의 위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황희찬은 왼쪽 윙백을 맡았지만 수비 시에 최종 수비라인까지 깊게 내려서지 않았다. 기본적인 수비는 포백이었다고 봐야 한다. 왼쪽 풀백 자원이 마땅치 않았을 경우에 대비해 전술적인 유연성을 테스트한 것이다.
공격에서는 황인범(23·대전 시티즌)을 윙어로 기용했다. 이전까지 황인범은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날은 선발로 출전해 새로운 포지션을 담당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최종엔트리를 선발하며 공격자원들의 멀티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황인범이 윙어로 뛰었을 때 어떤 경기력을 발휘하는지 지켜봤던 것으로 판단된다. 벤투 감독은 수비보다는 공격 쪽에서의 멀티 포지셔닝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 점검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이다. 특히 리그 휴식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한중일 리거들의 경기력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 수비라인은 전원이 한중일 리거로 구성돼 있다. 아부다비 전훈에 앞서 지난해 울산에서 소집훈련을 진행했지만 적지 않은 수의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고, 부상자도 나왔다. 그 탓에 대표팀의 준비 과정에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벤투 감독은 사우디전에서 한중일 리거들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한창 시즌 중에 합류한 유럽파 태극전사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교체멤버를 활용하서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이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