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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 진출을 놓고 고민 많은 신진식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나 경기 뒤 복기 때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리시브의 성공과 실패”다. 4라운드 승~패~패~승~패의 불만스러운 결과는 리시브에서 얼마나 버텼느냐와 직결됐다.
FA보상선수로 국가대표 리베로 부용찬을 OK저축은행에 넘겨준 뒤부터 이번 시즌 내내 반복되는 상황이다. 공격보다는 리시브와 수비강화를 위해 많은 돈을 들여 FA선수 송희채를 데려왔지만 수비와 리시브를 더 걱정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고심하던 신진식 감독은 기존멤버 김강녕의 각성을 기대하며 주전 리베로 자리를 맡겼다. 제천 KOVO컵 우승의 성과를 냈고 시즌 때도 어느 정도 수비의 안정화에 성공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잘 버텨줬다.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2라운드 인생경기 등 빛나던 때도 있었다.
●김강녕과 인생만사 새옹지마
18일 4라운드가 끝나고 20일 벌어지는 올스타전에 이은 짧은 휴식기간이 있지만 김강녕은 당분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한다. 올스타전 출장도 포기했다. 그의 자리는 팬 투표 2위의 한국전력 이승현이 대신한다. 10년 만에 찾아온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하는 김강녕의 불운이 이승현에게는 10년 만의 첫 올스타전 출장이라는 행운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김강녕의 뜻하지 않은 부상에 삼성화재는 긴장했지만 다행히 플랜B가 있었다. 백계중이었다. 그는 시즌 도중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김강녕이 리시브, 백계중이 디그를 담당하는 2인 리베로 시스템을 2라운드부터 유지해왔다.
김강녕이 갑자기 다친 4일 대한항공전에 이어 8일 KB손해보험전에서 백계중은 리시브와 디그를 모두 전담하며 활약했다. 그가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버텨준 덕분에 삼성화재는 2연패를 끊었다. 백계중은 지난 시즌까지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뒤 팀을 떠나자 구단은 임의탈퇴 선수로 묶어뒀다. KB손해보험은 “기량이 있는 선수인데 시즌 뒤 무슨 일인지 갑자기 배구를 그만하겠다고 했다. 여러 차례 설득하고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까운 자원이라 어쩔 수 없이 임의탈퇴 시켰다”고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