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삼성화재 리베로 김강녕 백계중에게서 배우는 교훈들 ②

입력 2019-01-15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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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춘삼 전 KOVO 경기위원장의 한양대 감독시절 제자였던 백계중은 얼리로 2015~2016시즌 신인드래프트에 나와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았다. 3라운드 4순위. 기량으로만 따지면 훨씬 앞 순번에 지명될 것으로 모든 이들이 확신했기에 그 결과는 의외였다. 당시 드래프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기량이 좋지만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선수라는 소문이 나도는 바람에 기대만큼의 상위순번을 받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황두연과 프로입단 동기였던 백계중은 KB손해보험에서 2~3번 리베로로 활약했다. 순발력과 스피드가 있어 디그를 잘했다. 리시브는 보완이 필요했다.

드래프트 때의 소문과는 달리 팀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요긴하게 활약하던 그는 2017~2018시즌을 마치고 갑자기 배구를 포기했다. 그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열심히 해도 주전선수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했을 수도 있고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배구 이외의 다른 인생을 꿈꿨을 수도 있다. KB손해보험은 “원한다면 실업팀에도 입단시켜준다고 권순찬 감독이 설득했다. 그 팀에서도 받아준다고 했는데도 본인이 거절했다”고 기억했다.

●백계중과 먼 길을 돌아서 온 코트

짐을 싸들고 숙소를 나갔지만 결국 백계중은 다시 배구장으로 돌아왔다. “쉬는 동안 마음껏 놀아봤다”고 털어놓은 그는 모교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유니폼과 땀의 소중함을 다시 경험했다. 이런 백계중을 눈여겨 본 팀이 삼성화재였다. 공교롭게도 2년차 리베로 이현우가 “훈련이 힘들다”면서 막 팀을 떠난 뒤였다.

김강녕과 신인 이지석 2명으로는 불안하다고 판단했던 신진식 감독은 백계중을 데려오기 위해 KB손해보험과 접촉했다. 서로의 카드를 맞춰보던 두 팀은 11월9일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김정호와 이강원을 주고받았다.

이 트레이드에 앞서 KB손해보험은 백계중의 임의탈퇴를 풀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선수의 배구인생을 막지 않겠다는 KB손해보험 단장의 선의 덕분에 삼성화재는 큰 선물을 받았다. 푸른 유니폼을 입은 백계중은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야간훈련을 자청하고 코치들에게 수비훈련을 위해 볼을 더 때려달라고 요구하는 등 열심히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를 지켜보는 삼성화재 유대웅 사무국장은 “잠시 배구를 떠난 뒤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다. 자기 위주고 돌발행동을 한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던 성격문제도 전혀 없다. 소문이 과장된 듯 보인다”고 했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무적선수 시절 오직 다시 배구를 하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후배들과 땀을 흘렸던 백계중의 제2의 배구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그가 마지막에 어떤 배구선수로 남을지는 지금부터 흘린 땀과 열정의 깊이가 말해줄 것이다. 삼성화재는 또 다른 인간스토리의 김강녕이 돌아오기 전까지 백계중의 헌신과 투혼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 봄 배구가 가능하다.

기자는 그의 컴백스토리를 보면서 “내가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절대로 소문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 “떠나보면 내가 살던 곳이 천국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는 귀중한 인생교훈을 배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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