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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트는 애니메이션 ‘가제트 형사’ 주인공과 닮은 외모에 팔다리가 길어지는 만화 캐릭터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해 생긴 별칭이었고, 2익수 역시 2루수지만 우익수 수비범위까지 커버하는 실력으로 얻은 ‘영광스러운 별명’이었다.
고영민 코치 현역시절은 홈런의 시대가 아니었다. 두산은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베이스씩 전진하는 기동력 야구로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있던 고 코치는 다시 잠실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뛰는 야구를 기대하고 있었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 창단식이 끝난 후 만난 고 코치는 익숙한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밝게 웃었다. 2016시즌 은퇴 후 KT위즈에서 2시즌 동안 코치로 활약한 뒤 3년 만에 친정 복귀였다. 이제는 선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날렵한 몸매가 돋보였다.
고 코치는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편안하다. 언젠가는 다시 꼭 두산 유니폼을 입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두산에는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함께 호흡하겠다. 몇 해 후 팀을 대표해야 할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BO는 2019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반발계수를 0.01줄여 0.4034¤0.4234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일본프로야구와 같은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리그 전체 홈런숫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격 옵션에서 홈런 숫자가 줄어들면 뛰는 야구의 비중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 코치는 “최근 KBO리그는 타고투저의 흐름과 홈런 숫자의 증가로 뛰는 야구 비중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공인구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줄지 예상이 어렵지만 기동력이 더 중요해 질 것 같다. 주루코치로 한 베이스씩 전진하는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