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 “저도 한국 사람이니 마냥 편하진 않네요”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60) 감독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모두 마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25일 한국-카타르전의 8강전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찾았다. 베트남은 24일 일본과의 8강전에서 0-1로 패해 대회를 마감했다. 베트남 축구 입장에서는 아시안컵 참가 역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1승을 챙겼다.

“어제 경기를 마치고 모처럼 일찍 잠이 들었다”는 박 감독은 “오랜만에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본다. 지켜보는 입장은 나나 기자들이나 같지 않나. 베트남 팀은 대회를 마쳤지만 한국 경기를 보니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베트남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갔다. 박 감독은 “대회 8강 진출이면 좋은 성과이고,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8강 일본과의 경기는 잘 한 게 아니다. 우리(베트남)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아시아 정상을 쫓는 팀이지 그들과 나란히 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라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고 냉정하게 이번 대회에서의 베트남 대표팀을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헝그리 정신 같은 게 있다. 여전히 어떤 목표를 이뤄 내겠다는 일념으로 매 순간 자신이 가진 걸 모두 쏟아낸다. 그런 점들이 있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의 결과를 얻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 뿐 아니라 23세 이하 대표팀도 함께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에 한 팀에 집중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박 감독은 “내 일을 도와주는 회사와 베트남축구협회가 이 부분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내년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의 일정이 많은 편이다.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그는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소집 훈련 중인 22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을 직접 보러갈 참이다. 그는 “올림픽 1차 예선이 3월에 시작되는데 준비할 시간이 많이 없다. 게다가 선수들도 다시 봐야 한다. 내가 아는 선수가 많지 않다. 일단 일은 다시 시작한다”고 얘기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25일 늦은 시간 항공기편을 이용해 UAE를 떠난다.

아부다비(UAE)｜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