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가운데). 스포츠동아DB
심석희는 지난 8~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 1000m 준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감기 증세가 겹친 탓에 마지막 날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상습폭행 여파로 올 시즌 내내 자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개인전에선 한 차례도 입상하지 못했고, 3차대회(카자흐스탄 알마티)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에 힘을 보탠 게 전부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켰다. 실제로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일련의 사건들로 심신이 지친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대회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심석희는 3월8~10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송경택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계속 유럽지역에서 훈련한 탓에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감기에 걸리는 등 힘들어했다”며 “심석희는 여러 상황을 딛고 최선의 결과를 냈다. 파이널B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역경을 딛고 그 정도의 결과를 낸 것은 매우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팀은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를 통틀어 총 16개의 금메달(남 11·여 5)을 수확하며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