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라이스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근 전북 완주군의 K리그1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에게 ‘삶의 목표’를 물었을 때 나온 답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 축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기는 인생을 원한다고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어떤 것이 행복을 만드느냐’고. 살며시 미소를 짓던 모라이스 감독은 주저 없이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동행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선 타이틀이 필요하다고 봤다.
K리그를 선도하며 통산 6차례 정상을 밟은 전북은 이제 우승하지 못하면 이상한 상황이 됐다. 2위도 실패로 포장되는 압도적인 팀이다. 여기서 전북과 모라이스 감독의 목표는 정확히 일치한다.
조세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의 수석참모로 성공적인 이력을 썼던 그는 지휘관으로서는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머문 기간도 짧았고, 성과도 없었다. 그럼에도 전북은 중국에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개척한 최강희 감독(다롄 이팡)의 후임으로 모라이스 감독을 택했다.
합리적인 지원과 여건만 조성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구단은 믿었다. 실제로 전북은 국가대표급 전력을 지녔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 인프라를 갖췄다. 모라이스 감독 “선수단이 우승하려면 조직, 개인기량, 멘탈 등 3대 요소가 필요하다. 전북이 정확히 부합됐다. 큰 경기를 이겨내고 버티는 힘이 있다. 시설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장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구단은 외면한 적이 없다.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낯선 한국행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항상 아시아 정상을 갈구하는 전북의 비전은 매력적이었다. 최 감독과 전북이 13년 동안 함께 한 점도 높이 샀다. “우승은 모든 감독들의 목표다. 또한 10년 넘게 감독을 믿어주고 도운 팀은 흔치 않다. 하루아침에 우승하는 팀은 없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 새 컬러를 입히고 있다. 기존의 선 굵은 축구에 세밀한 빌드-업 플레이를 가미했다. 전혀 다른 패턴에 혼란스러워하던 선수들도 이제 코칭스태프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업그레이드 버전의 전북은 3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홈 개막전(1라운드)을 펼친다. 모라이스 감독이 녹색전사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딱 하나다. “계속 시도하라. 실수해도 좋다. 도전하고 안주하지 말라. 전북은 멈추지 않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