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삐걱댄 2019년 FA 시장이 남긴 숙제들

입력 2019-03-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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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 스포츠동아DB

SK 최정. 스포츠동아DB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사실상 마감됐다. 5일 키움 히어로즈가 FA 내야수 김민성과 3년 총액 18억 원에 사인한 뒤 LG 트윈스로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시장에는 투수 노경은만 남게 됐다. 그러나 노경은은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협상 결렬 후 미국행을 타진 중이어서 KBO리그 유턴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21일 문을 연 2019년 FA 시장은 14명이 총 490억 원의 계약액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 여전한 거품과 심화된 양극화 현상

KBO리그의 FA 시장은 2014년부터 급팽창했다. 2013년 11명이 총액 242억6000만 원을 챙긴 시장은 2014년 15명이 523억5000만 원을 긁어모은 ‘쩐의 전쟁터’로 탈바꿈했다. 2015년 720억6000만 원(20명), 2016년 766억2000만 원(21명), 2017년 703억 원(14명), 2018년 631억5000만 원(19명)의 돈 보따리가 연이어 풀리면서 FA 시장은 일반 팬들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으로 전락했다. 이 같은 추세에 비춰보면 2019년의 490억 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오퍼베이’ 논란을 비켜갈 수 없다. 포수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로 옮기며 4년 총액 125억 원의 빅딜에 성공했다.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 이대호가 맺은 4년 총액 150억 원에 이은 역대 2번째 규모의 FA 계약이다. 최정도 SK 와이번스에 잔류하며 6년 총액 106억 원을 찍었다. 100억 원대 FA 부자가 2명이나 탄생한 것은 2017년에 이어 2번째다. SK와 4년 총액 69억 원에 계약한 이재원까지 포함한 상위 3명의 계약 총액은 300억 원으로 앞선 3년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490억 원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300억 원을 거머쥔 ‘빅3’를 제외한 FA들의 몫은 작아졌다. 한화 이글스와 계약한 송광민, 삼성 라이온즈에 잔류한 윤성환은 연봉보다 연간 옵션이 더 많은 기형적 계약을 맺었다.


● 등급제 비롯한 제도 개선 시급

KBO는 지난해 9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4년 총액 80억 원의 몸값 상한제를 포함한 몇 가지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FA 계약의 군살을 빼기로 마음먹은 구단들은 2019년 FA 시장에서 중·소형 FA들을 대상으로 이를 관철시켰다. 몸통은 놓아둔 채 깃털만 뽑은 격이다. ‘FA 이적 활성화를 통한 전력평준화’라는 FA 제도 도입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시장상황도 여전했다. 2020년 FA 시장이 서기 전까지는 KBO와 선수협이 공존의 지혜를 짜낼 필요가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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