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거쳐 필리핀…2승까지 닷새 걸린 박성현

입력 2019-03-08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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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라구나(필리핀)|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솔레어)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닷새라는 짧은 시간만 필요했다.

박성현은 8일(한국시간) 필리핀 라구나 더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필리핀여자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하고 필리핀 데뷔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로써 박성현은 불과 닷새 만에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 개막 사흘 전인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후 닷새 뒤인 8일 필리핀에서 다시 한번 정상을 밟으면서 세계랭킹 1위의 자태를 뽐냈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흔들리지 않는 박성현이었다.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직후 곧장 필리핀으로 건너온 박성현은 4일 현지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한 뒤 스폰서 행사에 참여했고, 5일에는 프로암 경기 직후 메인 스폰서 후원 조인식을 소화하며 바쁜 스케줄을 보냈다.

이처럼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한 박성현은 그러나 필드 위에서 세계랭킹 1위다운 실력을 자랑했다. 대회 첫날 3언더파 단독선두로 등극한 뒤 2라운드 버디만 6개를 몰아치는 절정의 감각을 앞세워 정상 등극을 예약했다.

우승 경쟁은 사실상 박성현과 유카 사소(18·필리핀)의 2파전이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관왕 멤버인 사소는 아마추어 신분임에도 세계랭킹 1위와 맞대결에서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1라운드부터 이날 최종라운드까지 박성현과 사흘 내내 같은 조에 편성된 18살 신예는 끝까지 경쟁을 이어가며 박성현을 위협했다.

둘의 희비는 파3 17번 홀에서 갈렸다. 6언더파를 기록하던 사소의 티샷이 해저드로 빠진 반면, 7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던 박성현은 프린지 위로 공을 잘 올려놓았다. 결국 사소가 더블보기, 박성현이 파를 기록하면서 간극이 3타 차이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진 소사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박성현이 이 홀을 파로 마무리 짓고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박성현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 전액을 필리핀 학대 피해아동 지원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라구나(필리핀)|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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