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실전’ KT 이정현, “매일 밤마다 1군 마운드 그린다”

입력 2019-03-09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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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KT 이정현. 인천국제공항|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이정현(22·KT 위즈)이 입단 3년 만에 드디어 베일을 벗을까. 매일 밤마다 1군 마운드를 그리는 그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이정현은 마산용마고 시절이던 2017년 2차 1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유급 경력으로 1차지명을 받을 수 없었지만 당시 그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가능만 했다면 무조건 1차지명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이정현은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올라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퓨처스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던 것도 아니었다. 2017년 3경기 2.1이닝, 2018년 6경기 21.1이닝이 전부였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10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으며 그나마도 모두 퓨처스리그였다. 부상이 문제였다. 입단 첫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그는 긴 재활의 터널에 들어섰다. 팔꿈치 인대가 절반 가까이 손상됐던 만큼 긴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2년은 그를 향한 팬들의 엄청났던 기대치가 아쉬움으로 바뀐 시간이었다.

올해는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이정현은 데뷔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이름을 올렸고, 중도 낙오 없이 완주에 성공했다. 그를 지켜본 박승민·이승호 투수코치는 입을 모아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이정현은 “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었다. 통증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입단 3년차인데 몸 상태는 최상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간 재활에 성실히 임했는데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빨리 1군에 올라가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통증 때문에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은 내 공을 던지고 있다. 답답함을 조금은 내려놓았다. 마산용마고 시절 가장 좋았던 폼과 공에 근접해졌다.”

KT 이정현. 사진제공|KT 위즈


이정현은 6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처음으로 등판했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던 캠프였지만 회복세가 워낙 좋아 실전까지 치를 수 있었다. 이정현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입단 후 처음으로 1군 야수들을 뒤에 둔 채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다. 이정현이 프로 생활에 비로소 첫발을 뗀 셈이다.

“첫 실전을 성공적으로 마쳐서 기분이 좋다. 처음에는 긴장도 됐지만 막상 공을 던지자 다를 건 없었다. 1군 마운드가 정말 간절하다. 빨리 서고 싶은 마음뿐이다. 잠들기 전 매일 상상한다. 스스로에게 ‘1군 마운드에 서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다. 첫 등판하는 날 관중석을 본다면 소름이 쫙 돋을 것 같다. 지난 2년간 팬들에게 실망만 끼쳤다. 이제 그걸 열심히 되갚아야 할 차례다.”

인천국제공항|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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