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아가메즈. 스포츠동아DB
우리카드 부주장 리버맨 아가메즈(34)는 7일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코트로 들어가 동료들을 조용히 불러 모았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대한항공이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할 때 반대편 코트에는 작은 원 하나가 만들어졌다. 왼쪽 내복사근 파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1층 객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가메즈가 우리카드 선수단 전원을 둥근 대형으로 모은 까닭이다. 그는 박근상 통역까지 가세시켜 자신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다. “정규리그 우승은 아무 의미 없다. 내겐 아무것도 아니다. 시즌은 아직 안 끝났다. 우리 계속 우승을 향해 함께 가자.”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PO)를 앞둔 우리카드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 정규리그 잔여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일찍이 3위를 확보했지만, 2월16일 한국전력전서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해당 경기를 포함해 내리 5연패를 당했다. 6라운드에 치른 모든 경기서 패배를 떠안았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가메즈가 PO 일정에 맞춰 몸을 회복하고 있지만, 팀의 속절없는 하향세에 구성원들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아가메즈가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분위기를 다잡은 이유다.
아가메즈는 “유럽에서는 정규리그 우승을 해도 아무런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 곧장 PO에 집중한다”며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정말 축하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대한항공도 준비를 잘해야 할 것”이라는 선전포고를 했다. 이어 “1~2주를 쉬면 늘 많은 것을 잊고, 잃어버린다. 그런 점에서 현대캐피탈이든 우리카드든 PO에서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라가는 팀이 우승을 할 것 같다”며 “나 역시 우승을 해서 쉬는 것보다 PO부터 계속 경기를 하는 것이 더 좋다. 모든 선수들이 스스로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조롭게 코트 복귀를 준비 중이다. 16일 현대캐피탈과의 PO 1차전이 예정되어 있는데, 11일부터 본격적으로 볼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는 서브를 때릴 정도라면 네트와 가까운 전위 공격도 가능하다. 서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아가메즈도 “아직 몸이 100%는 아니지만, 완벽하게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했다.
아가메즈는 우리카드의 진정한 ‘리더’가 됐다. 봄 배구를 치르면서는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동료들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