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뿐 아니라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4번을 상징했던 박병호. 그러나 이제 4번을 잊고 2번·3번타자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한 더 많은 타석에 서서 상대 투수를 압박하겠다는 팀의 새로운 전술이다. 박병호가 10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활짝 웃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가 올시즌을 앞두고 파격적인 변화를 가진다. 상징이나 다름없는 4번타자 타이틀을 버리고 2번 혹은 3번으로 타순을 끌어올린다.
키움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귀국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른 실전. 장정석 감독은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비롯해 많은 투수와 야수를 경기에 투입시켜 실전감각 키우기에 집중했다.
본 경기만큼이나 큰 관심을 끈 것은 바로 경기 전 장 감독이 직접 밝힌 올시즌 ‘특별한’ 계획이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종종 언급했던 중심타자 박병호의 타순 변경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확언했다.
장 감독은 “4번타자 박병호는 이제 잊어 달라. 3번타자 혹은 그보다 더 앞인 2번으로도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병호가 타순을 끌어 올리면 4번을 칠 때보다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된다. 상대가 받는 압박은 분명 더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인 기록까지 덧붙였다. 늘어나는 타석에 대해 “얼핏 계산을 해보니 박병호가 2번으로 정규시즌을 소화하면 (4번으로 나설 때보다) 약 40타석 정도를 더 많이 들어서더라. 이는 10경기 정도를 더 뛰는 효과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박병호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박병호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10일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4번 타이틀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히어로즈에 처음 왔을 때 그에 대한 ‘부담’만이 있었을 뿐이다. 이후에는 어떤 타석에 들어서든 똑같다고 봤다”고 전했다.
타순 변경 배경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충분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내가 못해서 타순을 바꾸는 게 아니지 않은가. 팀을 위해서라는 이야기에 십분 공감했다”고 말했다. 홈런에 있어서는 “기회가 많이 늘어나니 확률은 조금 더 높아지지 않겠나. 그러나 결국 중요한 건 내 자신이다. 어느 타순에 들어가든 내 역할을 반드시 하겠다”고 다짐했다. 타순 변경 예고된 박병호는 2015년 53홈런 이후 4년 만에 다시 50홈런 기록에 도전한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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