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박지수 시대” 세대교체 알린 21살 MVP

입력 2019-03-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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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그리고 역대 최연소. 21살 특급 센터 박지수(KB스타즈)가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박지수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 득표를 받고 역대 최연소 MVP로 선정됐다. 밝은 미소를 띠며 벅찬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는 박지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1살 특급 센터 박지수(21·청주 KB스타즈)가 마침내 여자프로농구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별 중의 별로 우뚝 서며 ‘박지수 시대’의 개막을 공식화했다.

박지수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로 역대 최연소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았다. 투표권자인 WKBL 출입 기자단으로부터 전체 101표를 모두 받으면서 생애 첫 MVP 수상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동시에 리바운드상과 블록상, 우수수비상 그리고 공헌도 1위에게 주어지는 윤덕주상까지 휩쓸며 5관왕으로 등극했다.


● 만장일치, 그리고 최연소 MVP

예상됐던 결과였다. 박지수는 데뷔 3년차를 맞는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KB스타즈를 정규리그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특히 지난 6시즌 내리 통합우승을 거뒀던 아산 우리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선봉장으로 고군분투하면서 일찌감치 MVP 유력후보로 꼽혔다.

기록적으로도 나무랄 곳이 없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잠시 진출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지만, 전 경기(35게임)를 뛰며 평균 13.06득점(국내 6위), 11.11리바운드(국내 1위), 1.74블록(국내 1위)을 기록했다.

2년 전 신인왕 수상에 이어 이날 MVP까지 거머쥔 박지수는 “신인상 받을 때처럼 오늘 역시 단상에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혹시 카메라에 비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며 멋쩍게 웃은 뒤 “어린 나이에 이러한 상을 받기란 흔치 않은 일인데 이렇게 트로피를 안게 돼 영광스럽다.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즐기고 싶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번 MVP 수상은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2001년 겨울리그 직후 변연하(당시 수원 삼성생명)가 만 20년 11개월의 나이로 MVP를 받은 바 있는데, 현재 만 20년 3개월인 박지수가 18년 묵은 기록을 깨게 됐다.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의 딸인 박지수는 “변연하 선배와 같은 나이에 상을 탔지만, 내가 생일이 늦어 최연소 MVP가 됐다. 저를 늦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웃었다.

KB스타즈 박지수(왼쪽). 스포츠동아DB


● 통합우승 그리고 WNBA

2007~2008시즌과 2009~2010시즌 만장일치 MVP였던 정선민(당시 안산 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역대 3번째 만장일치 MVP가 된 박지수는 이제 생애 첫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첫발을 내디딘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가 참 무겁더라. 한 드라마에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은행의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이 참 대단하다는 사실도 느꼈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꼭 통합우승을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박지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WNBA 재진출은 현재 고민 중이다. 아직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는 만큼 모든 시즌이 끝나고 구단과 상의하려고 한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21살 나이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박지수는 끝으로 의젓한 각오를 말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WKBL 인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여자프로농구를 부흥시키는 선수가 되도록 뛰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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