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12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두산을 상대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타격훈련 도중 원정팀 선수 유희관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다가오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의 양쪽 면을 짧게 깎거나 밀어낸 뒤 가운데 머리카락만 띠 모양으로 기르는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이었다. 샛노랗게 염색까지 해서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유희관이 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그라운드로 나온 이유는 두산에서 투수 및 수석코치로도 활동했던 한용덕 한화 감독에게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반긴 한 감독이 “왜 이렇게 일찍 왔어?”라고 묻자 평소 넉살 좋기로 유명한 유희관은 “감독님 뵈려고 택시 타고 왔습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잠시 후에는 한 감독이 유희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뜸 “인디언 아니야?”라고 되물어 더 큰 웃음을 불러왔다.
‘인디언 유희관’은 거듭해서 한화 선수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배팅케이지 뒤편에서 한 감독과 유희관의 모습을 곁눈질하던 외국인선수 제라드 호잉은 두 사람이 자신의 곁으로 가까워지자 마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듯 ‘스마일’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개성 넘치는 유희관이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잠시나마 따뜻하게 감싼 덕분에 한화 선수들은 즐겁게 훈련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