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상남도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TV중계가 이뤄지지 않아 롯데에서 자체 방송 채널을 통해 시범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김해|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9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시범경기는 안방에서 지켜보기 힘들 듯했다. KBSN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 등 케이블 스포츠전문채널 3사와 SPOTV는 12일부터 시작된 올해 시범경기 중계가 사실상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공식적인 이유는 재정 문제다. 실제로 방송사들은 한 차례 시범경기 중계를 위해 2500만 원 상당의 적자를 감수해왔다. 최근 통신3사와 포털사이트의 컨소시엄에 밀려 뉴미디어 우선협상권을 따내지 못한 것과 연관짓지 말라는 것이 방송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유야 어쨌든 팬들이 시범경기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지켜볼 수 없던 구단들은 자체중계를 시도했다. 당초 방송사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을 듯했지만 시범경기 시작 하루 전인 11일 양상이 바뀌었다. KBO 고위 관계자는 “복수의 구단에서 계속 문의가 왔다. ‘방송사가 현장에서 영상을 제작하지 않을 경우 뉴미디어 중계권사의 양해가 있으면 구단이 자체적으로 중계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구단들이 뉴미디어 중계권사와 협의해 중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 공식 채널인 ‘Giants TV’는 1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홈경기 전체를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자체 중계한다. 이날 경기 동시 접속자는 최대 9315여 명까지 기록됐다. 2군 전용인 상동구장에는 중계부스나 기자실 등 별도의 실내 공간이 없다. 때문에 중계진은 관중석 한편에서 상황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단 자체중계인 만큼 시청자 중 롯데 팬들의 지분이 상당했고, 팬들의 생생한 응원소리를 반기는 여론이 우세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팬들의 경기 시청 열망이 워낙 강하다.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중계하는 게 맞다. 롯데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이어갈 필요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물꼬를 트자 타 팀들도 자체중계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 시범경기 당시 방송사 중계가 없을 때 자체중계를 진행했던 한화 이글스는 물론 KIA 타이거즈 역시 자체 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KBO리그 구단 최초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생중계를 시도했던 KT 위즈 역시 4차례 홈경기에서 자체중계를 계획하고 있다.
해프닝도 있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삼성 라이온즈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한화전을 개인 팬이 온라인 생중계한 것이다. ‘직관’이 쉽지 않은 팬들은 이를 통해 아쉬움을 달랬고, 두 채널 모두 2000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저작권 침해다. KBO 관계자는 “엄밀히 따지면 불법이다. 하지만 KBO가 현 시점에서 이들을 일일이 찾아내 신고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해|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