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김대원. 스포츠동아DB
김대원의 2019시즌은 장밋빛이다. 세징야의 지원을 받으며 에드가와 함께 최전방을 책임진 그의 플레이는 축구전용경기장 시대를 열어젖히며 하늘 높이 비상하려는 대구의 꿈처럼 눈부시다.
새롭게 조성된 DGB대구은행파크(애칭 포레스트아레나)에서 주말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홈 개막전(2라운드)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김대원은 1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홈 2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려 팀의 3-1 쾌승을 진두지휘했다.
김대원의 폭풍성장을 23세 이하(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도 눈여겨보고 있다. 대구가 올 초 중국 쿤밍에서 동계훈련을 할 때 김대원은 U-23 대표팀의 태국 전지훈련에 참여했고, 캄보디아에서 22일부터 펼쳐질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출격한다. 태국 방콕에서 내년 초 열릴 대회 본선은 2020도쿄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한다. 지금의 퍼포먼스를 이어갈 수 있다면 올림픽 본선도 결코 꿈이 아니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꿈과 같았던 지난해의 강렬한 추억,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전한 김대원은 “대구와 U-23 대표팀에서 팀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깨우쳐 늘 보탬이 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가 지난해 FA컵을 평정했다.
“솔직히 지난시즌 전반기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의지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2018러시아월드컵 휴식기를 정말 알차게 보냈다. 단기전지훈련을 하면서 다시 조직을 정비했는데 그때부터 성적이 올라갔다. 공교롭게도 전반기에 많이 뛰지 못하다가 성적이 좋아진 시점에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팀도 나도 긍정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어서 각별하게 기억된다.”
-FA컵 결승이 대구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물론 우리의 전반기만 봤을 때 감히 우승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반전이 이뤄지면서 우리의 꿈도 커졌다. 정규리그에서는 상위 스플릿을 바라보게 됐고, FA컵에서는 꾸준히 생존하다보니 정상에 있더라. 솔직히 뭔가 딱 느낌이 온 적은 없었다.(웃음)”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 주변의 기대치도 높아졌는데.
“어떻게 좋지 않겠나.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분위기도 타고 있다. 기대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처음 도전한 ACL 무대가 너무 설렌다. 점점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떻게 뛰어야 할지 많이 고민 중이다.”
-김대원의 주가도 높아졌다.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면.
“난 정말 평범한 선수다. 굳이 장점을 꼽자면 볼을 잘 간수하는 편이다. 일단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곧바로 좋은 연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과 동시에 움직이면서 번뜩이는 장면을 많이 연출하려 한다. 슛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다만 체력이 부족하다. 좀 더 영리하게 뛰어야 한다.”
-올해는 김대원에게 아주 중요한 시간일 텐데.
“맞다. 정말 바쁘다. 할 일이 많다보니 열심히 체력을 만들었다. 공격 포인트를 15개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대구가 상위스플릿에 안착할 수 있을 거다. 여기에 ACL 조별리그 통과를 1차 목표로 정했다. 토너먼트에 오르면 그 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U-23 대표팀에서도 팀 전략을 잘 이행하는 좋은 전술카드로 남고 싶다.”
대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