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 좌익수 1순위’ 양성우, “휩쓸리지 않고 초연히”

입력 2019-03-18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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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양성우. 스포츠동아DB

만 서른. 양성우(30·한화 이글스)는 변화 앞에 서있다. 프로 입단 8년 만에 주전 좌익수 도약이 눈앞에 왔고, 겨우내 백년가약까지 맺으며 책임감도 가득하다. 하지만 양성우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초연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주말 한화는 발칵 뒤집혔다. 이용규(34)가 한용덕 감독과 프런트를 만나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이 사실이 외부로 새어나갔기 때문이다. 한화는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벌어진 초유의 일에 당황했지만, 그를 지운 채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주전 좌익수 겸 9번타자로 생각했던 이용규의 공백을 메꿀 후보로는 양성우, 장진혁, 김민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 가장 앞선 이는 양성우다. 한용덕 감독은 17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 전 “양성우가 다음 주자 아니겠나. 가진 게 많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아왔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도 “공격은 물론 수비 능력도 출중한 선수다. 기대가 크다”며 미소 지었다.

그간 한화에서 양성우의 역할은 ‘네 번째 외야수’였다. 2016년 108경기(타율 0.271), 2017년(118경기 타율 0.277)에는 쏠쏠히 활약했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73경기 출장(타율 0.254)에 그쳤다. 결국 한 감독의 말처럼 올시즌 양성우의 열쇠는 건강이 쥐고 있다.

17일 만난 양성우는 한눈에 봐도 살이 쫙 빠진 모습이었다. 겨우내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췄고 결과로 이를 증명했다. “몸 상태는 괜찮다. 아픈 곳은 전혀 없다. 겨우내 체중 감량에 신경을 썼고 7㎏ 감량에 성공했다. 살이 빠지니까 확실히 타격과 수비 모두 편해졌다. 시즌 중에도 살짝 긴장을 놓으면 살이 찌는 체질이다. 올해 내내 감량에 신경을 써서 시즌 말미에는 5㎏ 정도 추가 감량하는 것이 목표다.”

체중 감량 최고의 지원군은 아내다. 살찌는 음식을 최대한 피하고 건강식 위주의 식단을 짜주는 것은 기본이다. 경기 후 야식이 생각나는 시점, 양성우가 슬쩍 얘기를 꺼내도 아내는 단호히 선을 긋는다. 살이 찌면 부상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오는 배려다. 양성우도 단호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이유다.

최근 불거진 이용규 관련 일로 입지가 달라질 수 있지만 양성우는 초연하다. “마음가짐은 똑같다. 일련의 일 때문에 특별히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여전히 내 자리는 없다.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 선발이든 대타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까지는 ‘어떻게 한번 해봐야겠다’라고 다짐했는데 결과는 아쉬웠다. 올해는 처음으로 부담을 내려놓게 됐다.”

거듭 목표를 물어도 돌아오는 답은 하나, 건강함이다. 굳이 뭔가를 추가한다면 ‘진중함’이다. 팀의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하며 ‘이글스TV’의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올해는 진중하게 야구를 대하겠다는 것이 양성우의 각오다. 텅 빈 한화의 왼쪽 날개를 진중한 양성우가 채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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