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 진정한 리더의 길에서

입력 2019-03-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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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겸 ‘캡틴’의 어깨는 무겁다. 어느덧 고참이 된 손흥민(토트넘·왼쪽)은 이제 후배들 걱정이 먼저다. ‘벤투소년단(BTS)’ 이강인, 백승호 등 후배들을 향한 관심에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다”며 팬들의 차분함을 주문했다. 사진은 18일 대표팀 소집 후 오랜만에 만난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와 웃고 있는 손흥민.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이자 명실상부한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진정한 리더의 길을 걷는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며 축구국가대표팀 캡틴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볼리비아(22일·울산문수경기장)~콜롬비아(26일·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질 3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1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손흥민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밝은 미소를 지었지만 약간의 부담감도 묻어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의 호출을 받은 27명의 태극전사들 가운데 손흥민보다 많은 A매치를 경험한 건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31·보훔)이 유일하다. 손흥민은 77경기(23골), 이청용은 87경기(8골)를 뛰었다.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고참의) 위치에 섰다. 항상 큰 책임의식을 갖지만 (리더이기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소속팀 일정이 없었던 손흥민은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차 적응에 나서고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의지였다. 혹독한 시즌의 후반부,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많이 지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분명하다. “시즌 말미에 체력의 부담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똑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의 출발이 3월 A매치 시리즈다. 한국은 9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 나선다. 한 시대를 이끈 베테랑들의 이탈, 세대교체가 대표팀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샛별’ 이강인(18·발렌시아CF)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합류한다.

“대표팀이 주는 무게감은 크다. 소속팀에 있을 때도 대표팀 생각을 많이 한다.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던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어린 선수에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차분하게 (이강인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즐겨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물론 A매치 2연전에 대한 각오도 단단하다. 토트넘에서와 달리 대표팀에선 다소 작아지는 인상을 주지만 의지는 분명하다. 손흥민은 “친선전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으나 우린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면서 “요즘은 동료들이 골을 넣을 때 더욱 큰 기쁨을 느낀다. 측면이든 전방이든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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