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1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주전 3루수로 강정호, 유격수로 에릭 곤잘레스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29일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신시내티와 개막전을 치른다.
강정호는 시범경기 시작까지만 해도 백업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주전 3루수 콜린 모란이 공수에서 아쉬움을 보였지만, 음주운전 적발 및 비자 발급 실패로 2년간 개점휴업이었던 강정호의 실전 감각이 더 큰 문제였다.
시범경기 뚜껑을 열자 강정호의 감각은 2년의 공백을 비웃었다. 11경기에서 타율은 0.179(28타수 5안타)에 불과하고 삼진 13개를 빼앗겼지만 안타 5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삼진과 홈런수가 모두 기형적으로 높은, ‘모 아니면 도’의 타격이었다. 한국은 물론 미국 현지 팬들조차 ‘악마의 재능’이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피츠버그 수뇌부는 부정보다 긍정을 택했다. 헌팅턴 단장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수비 범위, 운동 능력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며 “특히 강정호의 힘은 분명히 위협적이었다”고 밝혔다. 공격과 수비 모두를 따져도 강정호가 모란에 비해 앞섰다는 의미다. 강정호의 가장 큰 경쟁자로 여겨졌던 모란은 시범경기 13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219, OPS(출루율+장타율) 0.641에 불과했다. MLB닷컴 역시 “지난 두 시즌을 헛되이 보낸 강정호였지만 시범경기 컨디션은 좋았다. 3루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점쳤다.
개막전 선발 3루수 자리를 따낸 것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라설 자격을 얻었을 뿐이다. 콘택트 감각을 회복해 타율을 어느 정도 선까지는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헌팅턴 단장도 “지금의 선택이 162경기 내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