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야구장 출근이 두려웠던 나종덕, 이젠 성숙함을 논한다

입력 2019-03-2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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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종덕. 스포츠동아DB

으레 있을 법한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몸도 마음도 축 처졌다. 나종덕(21·롯데 자이언츠)에게 2018년은 쉽사리 넘기기 힘든 해였다. 비난과 조롱의 화살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버텨낸 그는 이제 성숙함을 논하고 있다.

롯데의 지난해 최대 과제는 안방 사수였다. ‘터줏대감’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으로 순식간에 포수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1군 경력이 일천했던 ‘나나랜드’ 나종덕, 나원탁에게 중책이 주어졌다. 하지만 나종덕은 지난해 106경기에서 타율 0.124(177타수 22안타), 2홈런, 11타점에 그쳤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하며 ‘초고교급 포수’로 불렸던 나종덕이었지만 자신감 저하는 피할 수 없었다.

20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앞서 만난 나종덕은 “솔직히 야구장에 출근하는 자체가 힘들고 두려웠다.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줄곧 자신감이 없었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매 순간 주눅 들었다”라며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 후 가장 최악의 한 해였다. 야구가 힘들거나 어려웠던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는 그랬다”고 회상했다. 만21세 선수의 입에서 나오기 힘든 고민들을 연이어 뱉은 나종덕이다.

나종덕에게 지난해 경험은 트라우마일까, 성장통일까. 이는 올해부터 그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 중반 타격폼을 한 차례 바꿨던 그는 다시 지난해 초 자세로 돌아갔다. 최대한 편하게, 공을 잘 보기 위한 변화였다. 김승관, 손인호 코치의 조언이 한몫했다. 대만 1차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혼란을 겪었지만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 완전히 자리잡았다. 시범경기에서도 표본은 적지만 8타수 3안타를 기록했고, 그중 2루타가 2개였다.

타격폼보다 더 큰 변화는 마인드다. 양상문 감독과 공필성 수석코치는 나종덕에게 긍정을 불어넣었다. “수비에서는 공을 놓쳐도, 타격에서는 아웃되는 것도 상관없다. 하고싶은대로 해봐라”는 것이 이들의 주문이다. 지난해 멘탈에 생채기를 입은 나종덕에게는 적절한 솔루션이다.

나종덕의 올해 목표는 간단하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달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최악을 경험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다. 하고 싶은 야구를 해보겠다”고 다짐한 나종덕은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였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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