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장착 이재학, 토종에이스 부활 예고

입력 2019-03-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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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창원NC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NC 이재학이 역투하고 있다. 창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NC 다이노스 이재학(29)은 팀 역사상 첫 번째 토종 에이스였다. NC의 1군 데뷔시즌 이었던 2013년 창단 첫 승을 이끄는 등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로 맹활약했다. 이어진 2014~2016 3시즌 동안 32승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을 굳게 지켰지만 평균 자책점은 4점대 중반까지 크게 올랐다. 리그 정상급 투수에 평범한 선발투수가 된 셈이다. 2017,2018시즌은 두 자릿수 승리 달성도 실패했다.

문제점은 점점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진 포심 패스트볼+서클 체인지업 투피치 조합에 있었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현란한 움직임으로 리그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완성도 높은 변화구다. 그러나 140㎞ 후반 빠른 포심 패스트볼이 없기 때문에 집중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타자들이 포심 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노리며 안타를 뽑아냈다.

이재학은 지난해 초구 피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23에 달했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타자들이 노린 결과였다. 초구 안타가 많다보니 매번 승부가 더 까다롭고 볼 카운트도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이재학은 스스로 “슬라이더를 완성해야 한다는 큰 숙제를 갖고 있다”며 제 3의 변화구 완성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슬라이더 비율이 처음으로 10% 이상인 11%로 끌어 올리며 실전용으로 가다듬었다.

이재학의 슬라이더는 2019시즌을 앞두고 완성에 가까워졌다.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와 볼넷도 내주지 않으며 호투한 비결에도 슬라이더가 있었다.

이재학은 4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36~141㎞로 빠르지 않았지만 체인지업(19개)과 슬라이더(7개)를 함께 던지며 타자들의 스윙 타이밍을 빼앗았다.

슬라이더의 비율은 14%, 체인지업은 지난해 42.7%에서 38%로 낮아졌다. 훨씬 더 이상적인 배분이다.

이재학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다. 우타자 기준으로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날아오다 몸쪽으로 휘어 들어온다. 슬라이더는 반대로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변화한다. 포심 패스트볼의 안정적인 제구가 더해지면서 예년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투수로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이재학은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도 3이닝 동안 무실점(2안타·1볼넷·1삼진)투구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총 7이닝 7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재학은 팀 토종 에이스 부활을 확실히 예고하며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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