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외인? 아수아헤, “내 가장 큰 툴은 투지”

입력 2019-03-2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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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아수아헤.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는 이미지와 달리 외국인 타자 덕을 그리 많이 보지 못한 팀이다.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치고 떠난 펠릭스 호세를 제외하면 단일시즌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5를 넘긴 외인 타자가 없었다. 짐 아두치(2015년 4.71), 카림 가르시아(2008년 4.55) 등이 한 시즌 정도 임팩트를 남긴 게 전부다. 지난 2년간은 내야수 앤디 번즈를 기용했지만 그는 기복을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도 롯데 외인 타자는 내야수다. 카를로스 아수아헤(28)가 그 주인공이다. 양상문 감독은 아수아헤를 역시 2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수아헤를 두고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2016년부터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175경기에 출장했으니 경험은 확실하지만, 타율이 0.240에 그쳤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41에 불과하다. 아무리 수비가 확실해도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리는 KBO리그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거기에 세부 지표를 따져보면 수비도 타격에 비해 나을 뿐, 압도적인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수아헤는 이러한 염려에 동의했다.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메이저리그, 트리플A 기록만 두고 본다면 염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성장 중이다. KBO리그 합류는 또 하나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타석 하나, 타구 하나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확실히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흔히 선수를 공격형, 수비형으로 분류하는데 내 가장 큰 ‘툴’은 투지”라고 덧붙였다.

양상문 감독은 아수아헤를 7번타자 겸 2루수로 구상 중이다. 당초 손아섭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민병헌을 상위 타선에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초반부터 장타를 몰아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유였다. 상대적으로 단타, 혹은 중장거리형인 아수아헤는 7번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1번이든 2번이든 4번이든 9번이든, 팀이 원한다면 어느 역할이든 괜찮다. 7번타순 경험도 있다. 하위타선의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수아헤의 가장 큰 지원군은 가족이다. 부모님과 약혼자가 개막에 맞춰 부산을 찾았다. 약 2주 정도 체류할 계획이다. 아수아헤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만원 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한다니. 생각만 해도 설렌다”며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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