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26일 만에 홈 사직 승리’ 양상문, 부산의 환호에 답하다

입력 2019-03-24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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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상문 감독. 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58)이 ‘홈 사직구장’에서 4926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제자들이 스승의 미소를 자아내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

롯데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전날(23일) 개막전에서 4-7로 분패했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1승1패 균형을 맞춘 채 개막 시리즈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아울러 양상문 감독은 롯데 사령탑 기준으로 2005년 9월 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4926일 만에 홈 승리를 거뒀다.

양 감독은 2004년 롯데에서 처음으로 프로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05년, 5위까지 오르며 도약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박기혁 등 가능성뿐이던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세대교체까지 성공하며 만든 결과라 더욱 의미 있었다.

계약 연장에 실패한 양 감독은 2009년 롯데 2군 감독으로 돌아왔고, 2010년에는 1군 투수코치를 맡았다. 이때도 연장계약은 없었고, 양 감독은 MBC스포츠+ 해설위원을 거쳐 LG 트윈스 감독과 단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와 계약하며 14년 만에 고향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양 감독은 23일 개막전에 앞서 “솔직히 개막 시리즈는 144경기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겨우내 기다린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할 의무가 있다. 홈 개막전은 전적으로 팬을 위한 경기”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개막전에서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4이닝 5실점 부진에 타선 집중력 저하까지 겹치며 패했다. 양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고향에 돌아왔다는 등의 개인적 소회를 느낄 틈이 없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다”며 “팬들이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죄송할 따름”이라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스승’ 양상문의 미소를 되찾아준 이들은 역시 ‘제자’ 전준우와 손아섭이었다. 양 팀은 경기 중반까지 2-2로 맞섰지만 6회 전준우의 투런포, 7회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굳혔다. 손아섭과 전준우는 양상문 감독이 롯데 2군을 이끌던 2009년, 주로 2군에 머물렀다. 2009시즌 1군 기준 손아섭은 34경기, 전준우는 26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때 양 감독은 이들을 주축 자원으로 활용했고, 결국 리그 최고의 타자 반열에 올랐다. 양 감독이 롯데로 돌아왔을 때 가장 환호했던 것도 이들이었다. 그리고 양 감독의 복귀 첫 승을 선두에서 견인하며 활짝 웃었다. 양상문의 ‘롯데 2기’가 24일 기분 좋은 첫발을 뗐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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