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에 강한 LG 김시래, 비결은 ‘마음비우기’

입력 2019-03-2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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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시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창원 LG의 김시래(30)는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명이다. 특히 2대2 플레이에 있어서는 전주 KCC의 이정현(32)과 함께 가장 특화된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김시래는 2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22점·1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94-92)를 이끌어 이름값을 했다. 그는 자신이 기록한 22점 중 13점을 4쿼터(11점)와 연장(2점)에만 몰아넣었다.

올 시즌 내내 김시래는 4쿼터 활약이 두드러졌다. 정규리그에서 그는 평균 10.8점을 기록했는데 이중 평균 3.7점을 4쿼터에 넣었다.

이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김시래는 국내 최고 가드답게 출전 시간이 많았다. LG로 이적한 2014~2015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는 3시즌 연속으로 평균 30분 이상을 뛰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출전시간이 평균 27분36초로 줄었다. 186㎝이하의 외인 단신가드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2, 3쿼터에는 주로 외인 조쉬 그레이(26·181㎝)가 포인트가드를 맡다보니 자연스럽게 출전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김시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출전시간 감소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겉도는 플레이가 많았다. 익숙하지 않은 슈팅가드를 맡다가 스스로 페이스를 잃기도 했다.

정규리그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생각을 바꿨다. 김시래는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떤 선수가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좋아하겠나.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출전시간에 불만을 갖기보다 (그레이가 뛰는)2, 3쿼터에 힘을 아꼈다가 4쿼터에 쏟아 붓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이는 LG에게 승부처인 4쿼터에 폭발력을 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LG가 KT와의 6강 PO 1차전에서 4쿼터 끌려가는 상황에서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가는 데에는 김시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김시래는 “2, 3쿼터에 쉬는 것이 4쿼터에 모든 힘을 쏟는 것에 큰 힘이 된다. 감독님도 이 부분을 존중해주셨다. 오랜만에 PO에 올라왔다. 반드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창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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