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우영. 사진제공ㅣLG 트윈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2019 신인 투수 정우영(20)의 프로 데뷔전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승을 거둔 광주 원정에서 경기 전 등판 가능성이 언급되자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말이 되돌아왔다.
신중하게 상황을 보겠다던 류 감독은 23일 개막전에서는 하루를 참은 뒤, 24일 경기에 정우영을 내보냈다. 팀이 9-3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9회 상황. 신인에게 큰 부담감은 없었다.
감독의 배려 속에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은 믿음에 곧바로 보답했다. 1이닝 동안 두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LG가 최근 그토록 바라던 신인 활약의 첫 단추가 제법 잘 꿰어진 모양새였다.
경기 후 만난 정우영은 아직까지 데뷔전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긴장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재밌었다”였다.
정우영은 “중간으로 들어갔으면 긴장이 많이 됐을 것 같다. 그런데 점수 차가 크고 마무리로 들어가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내 공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유)강남이형의 미트만 봤다”고 전했다.
이어 “구위에는 만족한다. 캠프를 포함해 이제까지 던진 것 중 오늘이 가장 좋았다. 정말 재밌는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데뷔전을 마친 것에 대해서는 “프로에 왔다는 게 실감나더라. 팬들이 상당히 많이 와주셨다. 응원을 듣는 게 참 좋았는데, 새삼 ‘도대체 잠실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강렬했던 데뷔전인 만큼 LG 정우영이라는 이름 석자가 세상에 제법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스포츠계에는 ‘정우영’이라는 동명이인이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축구 유망주 정우영(20·바이에른 뮌헨)은 LG 정우영을 묘하게 웃음 짓게 만드는 존재다. 둘은 1999년생 동갑내기로 각자의 종목에서 이제 그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정우영은 “동갑내기라 잘 알고 있다(웃음). 아직은 나보다 위에 있는 선수다. 나도 열심히 해 언젠가는 내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 종목은 다르지만 같은 프로다. 뛰어넘어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밝혔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