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은 친정팀의 K리그1 승격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조 감독은 수원FC 감독시절이던 2015년 팀을 K리그1에 승격시킨 경험이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나원큐 K리그2 2019’ 초반 레이스에서 승리와 무승부, 패배를 각각 한 차례씩 거두며 현재 5위를 달리고 있는 조 감독은 A매치 휴식기 사이 스포츠동아와 만나 “사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으로 지내면서 체중이 6㎏이나 불었다. 1996년 은퇴 이후 조기축구를 빼놓지 않았는데 이를 소홀히 하면서 살이 쪘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는 “누가 뭐래도 아침 운동은 내 삶의 원동력이다. 그리고 이제 이 힘을 친정팀 부산에 쏟으려고 한다. 내가 몸담았던 23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K리그1 승격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을 뒤로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부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2019년 부산이 그려나갈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부산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24년 만의 친정 복귀다.
“지도자는 어느 팀을 가도 비슷한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그저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훌륭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마음가짐 말이다. 그래도 친정이라는 곳은 느낌이 조금 다르긴 하더라. 23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부임 과정이 궁금하다.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몇몇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런데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협의를 거치면서 시일이 늦어졌다. 그런데 부산으로부터도 제안이 왔다. 사실 마음속으로 ‘부산 지휘봉을 잡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였다. 그래서 쉽게 협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밖에서 본 부산은 어땠나.
“전임 감독님들께서 팀을 잘 만들어 놓으셨다. 덕분에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승격 플레이오프(PO)에 나설 수 있었다. 지난해 역시 K리그1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아쉽게 FC서울에게 발목이 잡혔다. 사실상 승격까지 2% 정도가 부족하다는 뜻인데, 이는 우리 코칭스태프가 채워 나가야할 몫이다.”
-매번 승격 문턱에서 좌절한 부산이다.
“밖에서 본 나도 아쉬웠는데 안에서는 얼마나 더 힘들었겠는가? 다만 객관적으로 볼 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희망 요소다.”
-공교롭게도 수원FC 사령탑을 지내던 2015년 부산과 승격 PO에서 맞붙어 이겼다.
“운명의 장난 아닌가(웃음). 당시 경기 이후 몇몇 부산 축구팬들께서 그러시더라. 떨어뜨릴 수는 있지만 그래도 다음에 오셔서 (K리그1으로) 올려놓고 가셔달라고. 이러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내가 잘해야 한다.”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코치들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든든할 따름!”
-메머드급 코칭스태프로 화제를 모았다.
“노상래(49) 선생과 이기형(45) 선생과는 2016년 P급 지도자 수업을 받을 때 깊은 인연을 맺었다(조 감독은 두 코치를 ‘선생’으로 불렀다). 그때 ‘누구든 감독으로 가게 되면 코치로 같이 한번 일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부산으로 오게 돼서 두 후배에게 먼저 의사를 물어봤고, 모두 흔쾌히 응해 함께하게 됐다. 사실 노 선생과 이 선생 모두 K리그1에서 사령탑을 지냈던 분들 아닌가. 그럼에도 K리그2 지도자, 그것도 코치로 와달라는 부탁에 기꺼이 응해줬다. 그 결단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코치 이름값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선배와 후배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오히려 나와 두 선생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출중한 코치들이 있어 든든할 따름이다.”
-어떻게 부산을 이끌지 궁금하다.
“지난해 부산의 기록을 살펴보니 득점은 가장 많았고, 실점은 두 번째로 적었다. 이는 곧 부산이 앞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 팀임을 뜻한다. 나 역시 공격적인 색깔의 축구를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게임에서 더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기대하셔도 좋을 듯하다.”
-수원FC 시절의 승격과 강등 경험도 큰 약이 될 텐데.
“감독으로서 값진 경험을 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축구를 원 없이 했다. 다만 승강 경험이 적다 보니 앞을 내다보지 못했다. 승격은 했지만 그 이후의 준비가 미흡했다. 이제는 당시의 과정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여러 사령탑들로부터 견제 아닌 견제를 받았다.
“오히려 이러한 견제가 고맙다. 우리가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구단이라는 사실 자체가 감사할 따름 아닌가, 하하.”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