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김헌곤(31·삼성 라이온즈)은 팀이 2-1로 앞선 3회,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처음 나온 만루포인 동시에 개인 시즌 첫 홈런이었다. 하지만 김헌곤에게 최근 가장 반가운 홈런은 따로 있었다. 바로 19일 태어난 아들, 홈런(태명)이다.
지난해 말 결혼한 김헌곤은 일찍 아빠가 됐다. 처음 아이를 만났을 때 느낀 감정은 ‘신비함’ 그 자체였다. 김헌곤은 “10개월 가까이 뱃속에 있는 것 아닌가. 아내 배가 꿈틀대는 걸로만 아이를 봤는데, 처음 눈을 마주치는 순간 ‘너였구나’라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아버지가 됐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고,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반성도 했다“고 털어놨다.
네티즌 사이에는 ‘분유버프’라는 말이 있다. 비싼 분유 값을 벌기 위해 각성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헌곤의 아내는 그에게 “김헌곤만을 위해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헌곤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내가 책임감을 안 느끼겠나. 하지만 그런 말 한마디가 너무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올시즌 내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그건 전부 아기 덕분이다. 반대로 부진한다면 그건 내 탓”이라고 밝게 웃었다.
김헌곤은 삼성의 마지막 왕조 시절인 2014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주로 대타와 대주자 위주로 6경기에 출장했고 타율 0.077(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때와 팀 내 입지가 달라진 김헌곤은 두 번째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장해 팀의 포스트시즌에 보탬이 되고 싶다. 지난해 한 경기 차이로 너무 아깝게 떨어졌기에 더욱 그렇다”며 이를 악물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