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조쉬 린드블럼~이용찬~세스 후랭코프의 1~3선발은 물론 다소 물음표가 붙었던 4~5선발 유희관~이영하도 기대이상의 호투로 선발진 안정화에 큰 몫을 했다. 유희관과 이영하는 선발진에 남아있던 작은 의구심까지 지워낸 주역들이다. 후랭코프(5이닝)를 제외한 4명의 선발은 모두 경기당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가치를 뽐내고 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선 린드블럼의 무실점 호투가 빛났다. 7이닝 동안 2안타 1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에 입을 맞췄다. 지난 2경기에서 각각 5.2이닝 2실점(3월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7이닝 2실점(1자책점·3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의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3번째 등판에선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으며 승리투수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을 만들었다.
이날 린드블럼은 최고구속 147㎞의 포심패스트볼(포심·32개)과 컷패스트볼(커터·23개), 투심패스트볼(투심·13개), 포크볼(12개), 커브(8개),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2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총 96구를 던졌다. 비시즌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가다듬은 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7개의 삼진 중 5개가 2스트라이크 이후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은 루킹 삼진이었는데, 위기 상황마다 포심, 커터, 투심을 활용한 공격적 승부를 펼친 포수 박세혁의 리드도 돋보였다.
팀과 개인 승리를 모두 잡다 보니 두산 선발진의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다. 3월 3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등판한 후랭코프를 시작으로 유희관~이영하~린드블럼이 차례로 등판한 최근 4경기를 모두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시즌 첫 7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선발승을 기록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 행보다.
11경기를 치른 4일까지 두산의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2.29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최다이닝(66.2이닝), 최소자책점(17점), 최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8회)까지 그야말로 흠 잡을 데 없이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다. 계산이 서는 확실한 선발로테이션은 9승2패로 단독선두를 질주 중인 두산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선발투수들이 잘 던져주니 초반부터 잘 막고 갈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