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임윤호는 SBS 아침드라마 ‘강남스캔들’을 통해 첫 주연을 맡으며 “성격도 변했다”고 웃었다. 내성적이었던 그는 극중 쾌활한 성격을 가진 최서준을 연기하며 “많이 밝아졌다”고 뿌듯해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임채무 선생님께 대사 암기 특훈 받고
견미리 선생님 “멋있어져라” 기 팍팍
성격까지 변해…믿고 보는 연기자 꿈
SBS 아침드라마 ‘강남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연기자 임윤호(30)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드라마 주연도, 한 회에 이렇게 많은 대사를 해본 적도 처음이라는 그는 “인복 많은 현장을 만난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는 부담감에 치이기도 했지만, 어느새 “연기의 ‘감’이 오는 것 같다”며 자신의 발전에 기뻐할 수 있을 만큼 여유를 찾았다.
● “드라마로 성격까지 바뀌어”
임윤호는 지난해 11월26일 방송을 시작한 ‘강남스캔들’에서 천진난만한 성격을 가진 재벌2세 최서준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그는 “첫 주연이라 부담이 많이 됐지만, 흥미진진한 드라마 내용에 빠져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극적인 상황이 많아 ‘내가 과연 이걸 다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초반보다 확실히 덜 긴장하고 있고, 연기에 대한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대사가 많은 것 또한 어려움 중 하나였는데, 극중 아버지 임채무 선생님께서 연상법을 이용해 대사를 떠올리는 ‘특훈’을 해주신 덕분에 정말 잘 외우게 됐다.”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캐릭터로 4개월 넘게 살면서 성격도 많이 달라졌다는 임윤호. 원래는 내성적인 실제 성격 탓에 “이렇게 나와 다른 인물을 연기해도 되나” 고민을 할 정도였단다.
“처음엔 재미있게 대사를 해야 하는 장면을 만나면 ‘나는 이렇게 재미있는 애가 아닌데’라며 어떻게 살릴지 엄청나게 고민했다. 하지만 어느새 진지한 것보다 ‘웃고 까부는’ 장면이 편해지는 순간이 오더라.(웃음) 내가 느끼기에도 스스로 많이 밝아졌다. 전에는 조용했는데, 이제는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간다.”
이렇게 임윤호가 변할 수 있었던 건 현장에서 만난 선배 연기자들 덕분이었다. 러브라인 호흡을 맞추는 신고은부터 ‘연적’ 서도영까지 모든 연기자들이 그에게는 ‘살아있는 교본’이었다.
“신고은 누나는 정말 성격이 시원시원하다. 내게 먼저 다가와 연습을 하며 대사도 함께 맞춰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항상 쾌활해서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걸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견미리 선생님은 ‘주인공인 네가 멋있어야 드라마가 산다’며 기를 팍팍 넣어주셨다. 서도영 형은 걷는 것부터 ‘연예인’ 느낌이다(웃음). 모든 행동이 내게는 배워야 할 점이다.”
연기자 임윤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많이 의지한 주원 형, 또 보고 싶어요”
연기하기 전 임윤호는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학구파’였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연기자가 되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썼다.
“학창시절 부모님을 따라 주말에 영화를 챙겨보며 ‘나도 좋은 연기로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마 부모님께 말씀을 못 드리고 일단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러다 2012년 전역하기 직전 면회를 온 어머니께 ‘배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게 (연기의)시작이었다.”
그렇게 제대 직후부터 “몸으로 부딪치며”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기학과 안 나왔네요’라는 다른 사람의 한 마디에 위축되기도 하고, 힘든 일이 생겨도 이를 털어놓을 동기나 선후배가 없어 외롭기도 했다. 하지만 주원, 민진웅 등 “마음 맞는 형”들이 생겨 이제는 든든하다.
“연기 전공을 안 한 탓에 현장에서 만나는 선배 연기자들에게 더욱 의지를 했다. 그 중에서도 전 소속사에서 만난 주원 형은 내가 정말 의지하는 사람이다. 아침 일찍 내가 나온 기사를 찾아보고 전화를 주기도 하고, 수없이 쏟아내는 내 연기 질문에 답해주기도 한다. 형이 전역하자마자 바로 연락을 했는데, 서로 바빠 아직 얼굴을 한 번 밖에 못 봤다. 빨리 또 보고 싶다.(웃음)”
● “뚜렷한 색 없는 게 최대 장점”
그는 비록 다른 이들보다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자신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장점? 아직은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일정한 연기 패턴이 몸에 익지 않아 어떤 캐릭터라도 옷을 잘 입힐 수 있을 거라며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공부’라 여기며 임하는 마음가짐도 무기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안 해본 역할이 너무 많다며 “전부”라고 답한 임윤호는 “얼굴이 ‘진한 편’이어서 사극 속 멋진 무사 역할도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저 배우 나온 작품이면 믿고 볼 수 있지’라는 말을 듣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시금 다지고 있다.
● 임윤호
▲ 1989년 10월20일생
▲ 2012년 미 뉴욕주립대 경영학과 중퇴
▲ 2013년 MBC ‘7급공무원’으로 데뷔
▲ 2014년 OCN ‘신의 퀴즈4’
▲ 2015년 MBC ‘불굴의 차여사’, KBS 2TV ‘프린스의 왕자’
▲ 2018년 ‘강남스캔들’ 주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