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병철 신임감독, “한국전력만의 문화 만들 것”

입력 2019-04-09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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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장병철 신임감독. 스포츠동아DB

최하위로 처진 한국전력이 사령탑 교체의 칼을 빼들었다. 어깨가 무거운 장병철 신임감독(43)은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한국전력은 9일 “김철수 전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장병철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전력 측은 장 감독을 택한 이유로 “선수단의 조기 안정화와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 외국인 선수 선발 등 원활한 차기 시즌 준비에 최적화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부고~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던 장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 정상급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꼽혔다. 입단 직후에는 신진식 현 삼성화재 감독의 백업으로 뛰었지만, 2000년대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국가대표로 두 차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활약했지만 2009년 발목 부상으로 은퇴했다.

장 감독은 2015~2016시즌에 앞서 한국전력 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코치로 4시즌을 보낸 뒤 감독 지휘봉을 잡게 되는 것이다. 9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지난 주말 워크샵 때 구단의 언질을 받았다. 코치 경험도 많지 않은 나를 믿어준 구단에게 고맙다. 감독은 분명 책임이 무거운 자리다. 팀 성적도 안 좋고, 분위기도 침체돼 있어 부담이 없지 않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구단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당장 성적을 내는 것보다 체질 개선을 주문했고, 이는 장 감독의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장 감독은 “우리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는 오래 됐지만 우리만의 색깔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단기적 시각이 아닌, 장기적 플랜으로 명문팀 만들기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명문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리빌딩부터 패배 의식 걷어내기 등 여러 과제가 있지만, 결국 성적이 동반돼야 한다. 전망은 어둡다. ‘주포’ 서재덕이 군 입대로 2시즌간 팀을 떠나기 때문에 지난해 최하위 전력에서 마이너스 요소뿐이다. 신임 감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장 감독도 “프로야구 김응용 감독님이 남긴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라는 명언이 떠오른다. 그러나 마냥 현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스템도 바꾸고, 선수 위주의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장 감독의 부임으로 삼성화재 출신인 신진식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맞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장 감독도 “흥행 요소는 충분할 것 같다. 재밌는 구도가 될 듯하다. 승부 근성들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전력은 지난시즌 36경기 4승32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여기에 주포 서재덕마저 이탈한다. 여러 모로 어두운 상황이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장 감독의 포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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