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라건아가 17일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마친 뒤 라커룸 앞에서 딸 레아를 안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현대모비스의 라건아가 17일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마친 뒤 라커룸 앞에서 딸 레아를 안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울산 현대모비스의 라건아(30)는 근육질의 단단한 몸에 무뚝뚝한 표정의 소유자다. 평소에도 그는 팀 동료인 섀넌 쇼터(30), 아이라 클라크(44), 이대성(29)과 말장난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말수가 적은 편이다.

무뚝뚝한 라건아도 4살 된 딸 레아의 애교 앞에서는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라건아는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9-67로 승리를 거둔 뒤 라커룸 앞에서 레아와 만났다.

아빠를 본 레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평소 집에서 볼 수 있었던 아빠를 플레이오프(PO)에 접어들면서 만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때는 출퇴근을 하는 데다 경기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에는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PO, 챔피언결정전 때는 이틀 간격으로 경기가 있는 데다 울산과 원정이동만을 하다 보니 집에 들를 시간이 없다.

라건아는 눈물 흘리는 레아를 발견하자 곧바로 끌어안았다. 아빠가 보고 싶어 우는 레아를 본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 동료들까지도 마음이 찡했다. 이후 라건아는 기자회견실까지 레아를 안고 들어가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가 끝난 뒤 라건아는 다시 레아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현대모비스는 삼산월드체육관 근처의 호텔에 머문다. 아빠와 헤어지는 레아의 눈에서는 다시 눈물이 흘렀다. 라건아는 “딸을 위해서라도 빨리 시리즈를 끝내고 우승을 해야겠다”며 호텔로 행했다.

우승을 향한 ‘딸 바보’ 라건아의 의지는 더 강해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