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명성. 스포츠동아DB

KT 고명성. 스포츠동아DB


프로무대에 이제 막 첫 발을 뗐지만 목표는 당차다. 확실한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1군에서 활용가치도 높다. 고명성(20·KT 위즈)은 ‘은퇴식 치르는 선수’라는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지난해 2차 4라운드로 KT의 지명을 받은 고명성은 1군 5경기에 출장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특급신인’ 강백호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김민이 동기인 탓에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1군에서 쓰임새가 높다고 평가했다. 고졸 신인이 입단 첫해 1군 콜업을 받은 것은 이러한 기대치 때문이다.

장점은 수비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마른 체구에 넓은 수비 범위, 안정감까지 더해지며 ‘포스트 박기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 박기혁은 지금 KT의 수비코치를 맡고 있다. 고명성은 “포스트 박기혁이라는 별명은 과분하다.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안정적인 수비에 결정적일 때 쳐주는 능력까지 기대하는 게 아닐까”라며 밝게 웃었다.

고명성에게 1군의 대부분은 낯선 경험이다. 첫 개막 엔트리, 첫 안타,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고척스카이돔이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원정 역시 처음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처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는 “원래 성격이 덤덤한 편이기도 하지만 안타 하나에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입단 동기 강백호와 김민의 존재 역시 그의 1군 연착륙에는 더할 나위 없는 지원군이다. 고명성도 “백호와 민이가 없었다면 1군에 이렇게까지 적응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강백호는 “오히려 내가 명성이에게 고맙다. 룸메이트로 동기가 있다는 건 정말 든든한 사실”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에게 궁극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은퇴식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은퇴식은 한 팀을 대표하는, 혹은 한국야구의 상징적인 선수들만 치르는 큰 행사다. 고명성도 “아무나 은퇴식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그 안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전해들은 이강철 감독은 “멘탈이 좋은 것 같다. 그런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게 젊은 선수들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며 미소 지었다. 십수 년 뒤, 고명성은 자신의 바람대로 성대한 은퇴식을 치를 수 있을까?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이제 막 시작됐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