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대표팀 막내 안재현, 강호 잡는 파란

입력 2019-04-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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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월간탁구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랭킹 10위권 전력의 선수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재현은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웡춘팅(홍콩)을 4대0(11-3 11-5 11-8 11-9)으로 완파했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안재현은 세계 157위로 128강부터 겨루는 본선 대진을 배정받지 못해 예선부터 대회를 치렀다. 이전까지는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오픈 6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웡춘팅은 이번 달 랭킹이 14위지만 지난달만 해도 8위였다.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톱10에서 활약했던 세계 정상급 선수다.

안재현은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웡춘팅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강력한 드라이브로 여유 있게 첫 세트를 따냈다. 기선을 제압한 안재현은 2세트도 6점 차로 가져왔다. 웡춘팅도 3, 4세트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안재현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넘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안재현은 내친 김에 32강까지 거침없이 진출했다. 안재현은 이날 64강전에서 스웨덴의 신성 트룰스 모어가르트 (153위)에 4대2(3-11 11-2 11-13 11-5 11-8 11-8)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아픔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변이었다. 안재현은 “사실 지난해부터 시니어 국제대회를 나갔지만 국내 대회와는 많이 달랐고 부진했다.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에게도 맥없이 지고 포기하는 경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국내에서는 실업 초년생이던 지난해 실업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승승장구했다.

국제대회에서의 쓴맛을 본 것이 교훈이 됐다. 안재현은 “기술력이 뒤지고 세밀함이 없었다는 걸 느꼈다. 국제대회에서 지더라도 경기 내용이 좋아지도록 집중 보완했다. 포핸드에 비해 백 스트로크가 좋지 않아 역시 많은 훈련을 통해 안정적으로 잘 견디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재현의 24일 32강전 상대는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이다. 그는 “톱랭커를 많이 이기고 내용도 좋았으면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차근차근 올라가 기회를 잡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막내의 활약에 형들도 힘을 냈다. 맏형 이상수(삼성생명)과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도 32강에 합류했다. 이상수-정영식, 장우진-박강현은 남자 복식 32강전에서도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여자부는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전지희가 단식 32강에 올랐다. 이시온(이상 포스코에너지)는 최효주(삼성생명)와 함께 64강전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전지희와 나선 복식에서는 16강에 진출했다. 전지희는 24일 북한 에이스 차효심과 단식 32강전에서 남북 대결을 펼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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