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구단 감독들이 털어놓은 그 외국인선수를 선택한 이유

입력 2019-05-10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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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장병철 신임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에 새로 지명된 조셉 노먼의 말처럼 “인생을 가장 크게 변화시킬 일생일대의 기회”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2019년 남자부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7개 구단의 최종선택이 10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끝났다. V리그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던 4명(가빈, 산체스, 아가메즈, 요스바니)이 선택을 받았다. 이들은 지명한 감독들은 불확실한 미래의 가능성보다는 안전운행이 낫다고 판단했다.

반면 새얼굴 3명(조셉 노먼, 레오 안드리치, 안드레스 비에나)은 V리그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들을 고른 사령탑도 함께 모험에 뛰어들었다. 특히 스피드배구를 위해 외국인선수 역대 최단신(192cm)을 뽑은 대한항공의 선택은 다음 시즌 가장 관심을 끌 전망이다. 삼성화재도 박철우를 두고도 같은 포지션의 그 것도 1년간 배구를 쉬었던 선수를 선택한 배짱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 궁금하다.

모든 감독들은 지명을 마친 뒤 “힘들었다. 2박3일 동안 잠을 3시간 이상 자지 못했다. 그만큼 긴장했고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원하는 선수를 뽑았다. 이제는 푹 자고 싶다”고 했다. 왜 그 선수를 선발했는지 7개 구단 감독의 얘기를 정리했다.


● 1순위로 가빈 슈미트를 선발한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작년에 순번이 뒤로 많이 밀려서 이번에 긴장을 많이 했다. 감독으로서 첫 트라이아웃인데 순서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 명성, 이력, 몸 상태 등 여러 요인을 다 고려했다. 팀을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가빈이 잘 이끌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팀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여기에 가빈의 역할이 클 것 같다. 가빈에게 주장을 맡길 생각도 한다. 삼성화재 시절 3년 연속 우승을 했고 MVP 경험도 많다. 나이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만큼 잘 이끌어 줄 것이다. 책임감을 주려는 목적도 있다.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모습보다는 약간 떨어져 보였지만 V리그로 돌아오면 명성에 걸맞게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 사진제공ㅣOK저축은행


● 2순위로 레오 안드리치를 선발한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

“지명에 만족한다. 서브에 강점이 있고, 어려운 볼을 처리할 줄 아는 센스를 높게 샀다. 연습 과정에서 산체스가 보인 모습이 실망스러웠기에 앞 순번이었지만 지명하지 않았다. 사실 산체스나 가빈을 뽑았어도 다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새로운 얼굴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었다. 산체스나 가빈처럼 높지는 않지만 낮고 빠른 배구를 할 수 있어서 지명했다. 보완해야 할 점은 블로킹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높이 뛰었으면 한다. 나이도 어리고, 따로 알아봤는데 성격도 좋다고 들었다. 인성 부분에서도 만족하고 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스포츠동아DB


● 3순위로 마이클 산체스를 선발한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차원이 다른 선수다. 산체스가 있던 브라질리그의 경기를 많이 챙겨봤는데 한 단계 위의 선수라고 본다. 시즌이 3월에 끝났다고 하는데, 한 달 넘게 몸 관리를 하지 않아서 트라이아웃에서는 정상적인 상태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이전 시즌의 경기영상을 보니까 예전 대한항공에 있을 때에 비해 점프력 등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앞선 순번의 팀에서 채갈까 봐 솔직히 힘이 빠졌는데 석진욱 감독이 사실 좀 고맙다. 1번이 나와도 가빈보다는 산체스를 택하려고 고민했을 것이다. 3번이어서 지명이 어렵겠구나 생각 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스포츠동아DB


● 4순위로 안드레스 비에나를 선택한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많이 했다. 조금 색다르게, 완전한 스피드배구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결정했다. 트라이아웃 기간 내내 밝게 미소 지으며 훈련하더라.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분위기, 배구와 가장 맞을 거 같았다. 다소 작은 신장 때문에 고민은 했다. 이단공격 등에 문제가 있겠지만 스피드배구를 하며 바꿔보려 한다. 재작년부터 스피드배구를 하려고 했는데 계속 미뤄졌다. 어렵겠지만 이번 기회에 스피드하게 해보겠다. 4순위가 나왔을 때부터 생각했던 선수였다. 배구지능이 굉장히 높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배구하는 것 같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 5순위로 리버맨 아가메즈와 재계약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아가메즈와 나는 항상 해피한 사이다. 지난 시즌 막판 본의 아니게 부상을 입어서 본인이 더 안타까워한 것 같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철저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으로 경기에 나서게 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나이가 어리니 아가메즈가 조금 더 정신적으로 잘 이끌어줬으면 한다. 지난 시즌에는 부주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주장을 맡겨볼까 생각도 한다. 팀 주장이든 경기 주장이든. 체력강화를 위해 한국에 오면 필라테스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코어운동을 단계별로 시킬 계획이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스포츠동아DB


● 6순위로 조셉 노먼을 선택한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작년에 배구를 하나도 안 했다는데, 3일 동안 훈련하는 것을 보니 조금만 하면 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검증이 안 된 새 얼굴이지만 일단 높이가 있고 움직임도 센스가 있는 것 같았다. 첫날부터 유심히 지켜봤다. 박철우가 한 시즌을 다 소화하기는 어렵다. 발목도 수술할 정도는 아니지만 좋지는 않다. 외국인선수를 쓰면 팀에 도움 많이 될 것 같아 뽑았다. 타이스가 갑자기 불참해 많이 혼란스러웠다. 타이스를 4~5순위 정도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불참한다고 하니 막막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많이 트라이아웃을 신경 써서 봤다. 장래성이 있는 선수여서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명은 만족한다. 구슬이 여섯 번째라는 것은 좋지 않았다. 조셉은 힘이 있다. 스피드 위주로 많이 시켜볼 생각이다. 블로킹도 공격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시킬 건데 일단 두 가지만 이야기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스포츠동아DB


● 7순위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선택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현실적으로 우리 순위 중에 1번이었다. 작년부터 원했던 선수여서 제발 남으라고 속으로 기도했다. 일곱 번째 지명이라 그때까지 남아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만약 요스바니가 앞서 지명됐다면 OPP포지션을 뽑으려 했다. 순번에 비해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 이제 문성민이 OPP자리로 다시 가야한다. 문성민이 1월 대표팀에 차출되는데 그 자리를 메워줄 선수도 필요하다. 요스바니는 서브와 파워,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그런 면에서는 이전의 크리스티안 파다르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범실은 좀 많은 편이었는데 그것은 요스바니와 해결해나가야 한다. 이탈리아 쪽에서 연락 온 것을 토대로 하면 부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가벼운 부상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 혹시 모르기에 계속 몸 관리는 해야 할 것 같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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